노무현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찬회동을 갖는다. 청와대측은 청와대 만찬회동이 성사된 배경과 관련, "김 전대통령이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입원했을 때 노 대통령이 '한 번 찾아뵙겠다'고 방문의사를 전달했으나 김 전대통령이 '현직대통령을 찾아오게 할 수 있나. 내가 (청와대로)가겠다'고 해서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동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4.24 재.보선을 이틀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선거이후로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호남소외론' 논란으로 호남출신 유권자들의 여권지지성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터에 '노-DJ회동'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예민하게 대응한 것이다.
또한 대북송금의혹사건에 대한 특검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이 시점에서의 청와대회동은 오해를 살 수 있다. 청와대측은 이같은 논란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재보선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선거결과가 참여정부의 초반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로 해석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주변에서는 "당초 재보선이후인 26일로 회동을 계획했으나 조정과정에서 이왕이면 재.보선전(前)에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돼 이를 수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재.보선을 측면 지원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청와대측은 정치적인 뜻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문희상 비서실장은 "건강 얘기를 주로할 것 같다"고 했다. 재.보선이나 특검 등 현안보다는 퇴임후 생활과 건강에 대한 환담을 나눌 것이라는 것이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5월 방미를 앞두고 북핵문제 등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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