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시, 도매시장 불.탈법 방치

무.배추의 불법 경매와 관련해 도매법인, 경매사, 중도매인 등 100여명 입건(2000년 10월). 역시 무.배추 불법경매 관련 도매법인, 경매사, 중도매인 등 38명 입건(2003년 1월). 이렇듯 대구시영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불.탈법이 상존하고 있다.

오죽하면 "도매시장에는 경찰이 손만 대면 얼마든지 입건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는가.

도매시장에서 무.배추를 둘러싸고 불.탈법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지만 근본책임은 대구시에 있다.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이 연루된 불.탈법 행위가 판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구만큼 공영 도매시장이 잘 돌아가는 곳은 없다"며 큰 소리를 쳐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도매시장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입건됐으며, 지난달 대양청과법인 소속 중도매인들의 경매거절 사태에 이어 지난 18일에는 불법경매와 관련,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중도매인 2명이 법정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한데도 시는 여전히 느긋하다.

시민을 위한 유통행정이어야 하는데도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간 분쟁정도로 취급,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늘 공익을 쫓는 공정한 행정이길 원하고 있는데 시는 특정 도매법인을 두둔하는 행정으로 일관, 도대체 누굴 위한 도매시장이고 행정관청인가 싶을 정도다.

2001년 8월 일부 도매법인 퇴출과 통.폐합 등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에도 불.탈법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는 이유가 드러났는데도 시는 이를 시정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 당시 불.탈법 경매를 근절시키기 위해 주주와 중도매인의 분리를 원칙으로 했지만 일부 도매법인의 경우 겉과 속이 다른가 하면 농산물 수집 및 반입활동 포기, 소속 중도매인들의 위장.결탁.이중경매 등으로 얼룩져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해당 도매법인의 지정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편법으로 6개월간 지정을 연장해줄 음모(?)를 꾸미고 있다.

불.탈법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스스로가 법과 규정을 지키지 않고 '편법'으로 도매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수년간 같은 불법사항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시민들은 도매시장 정상화 방법으로 법과 행정 위에 있는 도매법인에 대해서는 지정기간이 끝나면 퇴출시키는 등으로 구조조정을 지속화하여 중도매인들이 정상경매로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 서민들의 기초반찬인 채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고 믿는다.

경제부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