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
'미사주 유출을 막아라'.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미사주(마주앙) '단속'에 나섰다.
일부 미사주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사에 쓰이는 포도주는 (주)두산 주류의 마주앙. '미사주'라는 표시가 돼 있다.
미사주의 맛과 향이 일반 마주앙에 비해 월등하면서 일반인들까지 미사주를 찾게 된 것이 '단속'의 배경.
교구는 지난주 '성당 외부로의 반출을 금한다'는 유의사항을 기재한 구입신청서를 배부했다.
본당 주임신부나 기관 단체의 지도신부의 서명이 있는 청구서를 제출해야만 교구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구입 요강을 강화시킨 것이다.
현재 미사에 사용되는 미사주는 (주)두산주류가 생산하는 마주앙 포도주로, 지난 1977년 (주)두산주류와 미사주 공급에 합의, 로마 교황청에 견본을 보내 승인을 받은 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주와 일반 마주앙의 가장 큰 차이는 숙성 시간. 1년간 숙성하는 일반 포도주와 달리 미사주는 2년 간 지하 저장 탱크에서 숙성된다.
특히 포도주의 맛이 익는 2월에는 미사주 제조 감독기관인 왜관 성베네딕도의 심사까지 거친다.
포도주 전문가 아돌프 수사가 경산 공장 지하 저장고를 찾아 직접 맛을 테스트한다.
포도주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역시 포도의 질. 의성농장에서 맛이 좋기로 이름난 사이벨종 포도를 독점 관리 생산해 전량 미사주로만 사용된다.
매년 8월에는 신부와 농민, (주)두산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미사주 축복미사를 올리는 등 미사주에 쏟는 교구의 정성은 남다르다.
미사주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포도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부터. '맛'을 고려할 겨를이 없던 엄숙한 미사주가 신자 외 일반인들의 '입'에 알려지면서 본당마다 미사주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신자들의 모임에까지 미사주가 나돌면서 미사주의 '단속'이 시작된 것이다.
박영일 비서실 신부는 "미사주는 미사를 위해 교구민이 정성을 다해 만든 것"이라며 별도 용도로 사용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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