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모순된 삶

요즘 우리는 적지 않은 모순된 상황에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근본을 잃어버리는 그런 상반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는 집은 점점 커지고 호화스럽게 치장되어 가지만 정작 그 속에 사는 가족들의 마음은 자꾸 작아지고 상호간에 의사소통 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들은 각 분야에 걸쳐 예전보다 훨씬 많이 생겨나지만 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문제들은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이는 마치 좋은 약과 의료진은 점점 더 개발되는데도 새로운 병과 아픈 사람은 줄지 않고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난다는 얘기와 같은 것이다.

배부르게 먹고 잘 살아야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적게 웃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보는데 쓰면서도 책을 읽는데 소비하는 시간은 너무 적다.

많은 재물을 모은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궁극적으로 귀하게 써야한다는 삶의 가치를 잃어 온 것은 잘 느끼지 못한다.

늘 말은 많이 하지만 그만큼 사랑을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고, 심지어 먼 거리 해외여행은 많은 돈을 써가며 다녀오지만, 길 건너 가까운 이웃들과는 얼굴조차 모르고 지낸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고급정보들을 찾아내어 수 십, 수 백장의 복사를 해서 집이나 사무실에 기록으로 남길 줄은 알아도 막상 특정한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은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

게놈의 유전자 체계를 정복하여 완성은 해도 사람들 마음속의 편견은 정복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너무 겉 만 중시하다보면 속을 채울 수 없고, 너무 큰 것만을 위주로 생각할 때 소중한 작은 것을 잃어버리기 쉬운것이 요즈음이다.

그중 가장 좋은 예를 든다면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 친구들을 생각해보자. 그들 중 우리들 보다 나이 많은 분들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나이 어린 친구들은 멀지 않은 시간에 성장해서 우리의 곁을 떠나야 한다.

이제는 가슴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아주고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될수록 많이 보내는 것을 우선순위로 해야겠다.

그 것이 모순된 삶을 바로 하는 첫 걸음이다.

계명대 FISEP 겸임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