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사스환자 2000명 넘어서

중국 정부가 뒤늦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 실태를 솔직히 공개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내 사스환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스의 확산세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22일 영국 BBC 방송은 중국 당국의 발표를 인용, 중국내 사스환자가 지난 18일 이후 194명이 추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13명이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내 사스환자수는 발생건수는 2001명, 사망자는 92명으로 늘었다.

이 방송은 이와 함께 홍콩에서도 사망자 수가 6명이 늘어나는 등 모두 94명이 사스로 숨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21일 사스로 인한 중국인 사망자 수가 이날 자정(현지시간) 현재 92명, 감염자 수는 2천1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사스 발생 초기부터 중국 정부의 정확한 자료 공개를 촉구해온 헨크 베케담 WHO 중국 대표는 "사스 확산을 막을 적절한 수단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사스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스 감염 방지를 위해 보유한 의료 자원이 부족한 성들에서는 사스 확산을 막는 일이 매우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 전문가들은 전체 13억 인구의 약 70%가 의료 환경이 열악한 시골에 거주하고 있어 이들의 감염 가능성이 특히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보건 전문가인 앤드루 톰슨 박사도 이날 중국 정부가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동절 휴가를 취소하는 등 뒤늦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미 사스는 중국 구석구석에 퍼졌거나 곧 퍼질 것"이라며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사스 환자 2명이 숨진 톈진시 외에도 산시성, 저장성 간쑤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6개 지역이 새로운 사스 발생 지역으로 추가돼 사스는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는 추세다. 중국 전체 31개 성.시.자치구 중 ▲베이징, 상하이, 텐진 등 3개시 ▲광둥성, 산시(山西)성, 쓰촨성, 후난성, 허난성 등 10개성 ▲네이멍구자치구, 광시장족자치구 등 2개 자치구를 합쳐 현재 15개 지역이 감염지역으로 보고됐다.

한국 교민들이 밀집한 베이징의 왕징 지역에서도 이날 중국인 1명이 사스로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민사회에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사스 확산에 대한 대내외의 우려가 증폭되자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지도부는 중국에 거주하거나 중국을 여행하는 외국인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1일 6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해 178명의 감염자(사망14명)가 발생한 싱가포르 정부는 의원들에 대해 회의 시작 전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이 있으면 의사당 출입을 제한키로 했다. 또 환자 3명이 발생한 최대 야채 도매시장 종사자 2천400명 전원에 대해 10일간 '가정 격리' 조치를 실시했으며, 말레이시아 국경 일대에서 수확된 야채와 과일 반입을 차단키로 했다. WHO의 집계에 따르면 21일 현재 전세계 사스 감염자 수는 4593명(사망 223명)으로 ▲캐나다 304명(사망 14명) ▲미국 225명 ▲베트남 65명(사망 5명) 등이다.

한편, 유전자 지도를 비교해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원인체인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가려내는 PCR 검사 결과 두명의 양성 반응자가 21일 국내에서 추가 발견됐다. 이로써 국내에서 PCR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은 모두 다섯명으로 늘어났다. 국립보건원은 "중국 베이징에서 입국한 20대 여자 유학생과 광둥성에서 들어온 30대 남성에게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 17일 입국한 유학생의 경우 열이 내리고 엑스선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등 사스 증상이 48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아 이날 퇴원, 집에서 격리.관리 중이다. 18일 입국한 30대 남성도 고열이 있어 입원 검사를 받고 있으나 호흡기 이상 증상이 없으며 엑스선 검사도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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