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이 찌지 않는 아기

어린 아기들 가운데 잘 먹지 않거나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다수 부모들은 이를 좥좀 지나면 괜찮겠지, 성장기에 누구나 겪는 일이다는 식으로 대수롭지않게 여긴다.

그러나 문제가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두돌 이내의 아기들은 일생 중 가장 빠른 성장기를 보내며, 이 때의 적절한 영양공급은 키가 크고 몸무게가 늘어나는 성장은 물론 두뇌의 양과 기능의 증가 등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살이 쪄야 할 때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병이다.

◇부모의 세심한 관찰 필요

영아기는 위장관 질환, 염색체 이상, 심장병,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등 선천성 결함으로 인한 이상 증상이 드러나는 시기. 이같은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향후 성장과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성장 장애는 대개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들이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점. 따라서 잘 먹지 않거나 체중이 제대로 늘지 않는 경우 혹시 병적인 상황이 아닌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병적인 증상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영구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살이 찌지 않거나 키가 작은 아기를 평가할 때는 키, 체중, 머리둘레 등 간단한 신체계측과 아기의 발달 상황, 현재 먹는 음식 등 영양평가를 통해 원인을 쉽게 알 수 있고 의심되는 원인에 따라서는 특수촬영, 혈액검사 등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유형과 원인들

첫째, 영양 공급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는 체중은 보통인데 몸무게가 많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세분화하면 먹는 양이 적거나, 구토등으로 영양분의 배출이 심한 경우, 혹은 체내 주요 기관의 이상으로 영양분을 적절히 소화,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먹는 양이 적은 아기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이유식을 너무 늦게 혹은 일찍 시작하거나 모유를 먹이면서 보충식을 주지 않거나 선식 등을 남용하는 잘못된 식이조절을 지적할 수 있다.

두번째 유형은 머리둘레는 비교적 정상이나 몸무게와 키가 작은 아이들이다.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문제, 체질적 성장 지연, 그리고 성장호르몬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자궁내 성장지연 등으로 태어날 때부터 체중이 작았던 아기들도 이 유형에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유형은 체중, 키, 머리둘레 모두가 정상보다 많이 작은 상태로 두뇌의 이상, 염색체 질환 등 타고난 이상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발달에도 다소 장애를 보일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유형과 각각의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식이조절 이상, 잠복된 질병 상황까지 확인이 가능해진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황진복 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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