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고 재경동창회 '썰렁'

23일 서울 전쟁기념관 전우회관에서 재경 경북중고 총동창회가 열렸다. 4년간 재경 동창회장을 맡아온 정호용 전 의원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서동권 전 안기부장이 새 회장이 되고 1억여원에 이르는 결산안을 의결했다.

참여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날 모임은 당초 17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데다 경북중고 출신들이 대거 장차관급으로 국정에 참여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0여명이 참석한 동창회 분위기는 시종 썰렁했다.

회원인 윤덕홍 교육부총리, 권기홍 노동장관, 진대제 정통장관,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이정재 금감원장, 최재덕 건교차관 등은 보이지 않았다. 현직 국회의원도 주진우 의원이 유일했다. 전 국회의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까닭인지 정치인이 자리를 돌며 인사하며 담소하는 예년의 분위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후반 이상이 대부분이고 30대~50대 초중반은 적었다.

장관급 5명 배출은 1개 중고교 최다로 동문회의 경사일텐데 축제 분위기를 전혀 감지할 수 없는 것도 특이했다. 모임 말미에 사회자가 "잊을 뻔했다"며 간단히 소개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같은 분위기는 정호용 회장의 인사말에서도 드러났다. 정 회장은 "경북고는 최고의 명문고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며 "지금 그런 분위기가 되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 국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동문 5명이 고위직으로 국정에 참여하는 상황을 도외시 한듯한 발언이었다.

또다른 참석자는 "장관 5명이 모두 동문인 것을 오늘 알았다"며 "권위주의 정권이든 참여정부든 동문이 발탁되는 모습에서 경북중고 동문에도 보수와 개혁이 공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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