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석-교육문제 심층보도 요구

진실을 강조할 때 사람들은 흔히 '신문에 났다.

TV뉴스에도 나왔다'라는 말을 쓴다.

이것은 신문이 진실 여부를 규명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신문은 현대인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이다.

세계 곳곳의 사건 사고 심지어 전쟁 장면까지도 실시간으로 우리 안방에 동영상으로 전달하는, 그래서 더 매력적인 TV라는 매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이 여전히 선호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활자 매체의 장점인 기록성과 신문 특유의 정체성 때문이 아닐까.

대중들이 신문에 대하여 깊이 신뢰하고 선호한다면 신문은 사회적으로 이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회적인 공기(公器)로서의 신문의 기능은 또한 독자들이 신문에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

요즈음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밤늦도록 전등을 밝혀 놓고 입시공부에 여념이 없다.

늦은 밤 학교주변은 하교하는 학생들을 태우러 나온 차들로 인해 때아닌 러시아워를 치른다.

그러나 학교에선 입시에 짓눌려 인성과 지식간 균형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가정에선 급격한 사회 구조 변화와 맞벌이부부의 급증으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흔히 말하는 '밥상머리교육'도 소홀해졌다.

그 결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공동체 문화도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주의, 학벌 위주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현실에서 학부모, 지역사회, 대중매체 등이 모두가 교육건전화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됐다.

우리 교육 현장을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어느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미 몇 차례 기사화 됐지만 거의 단편적인 정보 전달에만 그쳤다.

그후 매일신문은 지난 4월 11일자 네티즌의 소리를 실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 이상의 심층보도는 없었다.

지방지의 한계가 있겠지만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갈등의 당사자인 두 단체는 물론이고 학부모를 비롯한 여러 이해 집단의 입장 및 의견을 편견 없이 공정하게 독자들에게 알려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신문은 용기와 지혜를 갖고 교육계의 여러 현안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줄 때 비로소 공기로서의 역할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교육기사가 입시문제로 채워지고 있음도 시정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이 그런 경향이고 현실적으로 최대관심사이긴 하지만 교육문제엔 입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각의 폭을 넓히고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굴절되어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교육 현상들을 바로잡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관을 가지고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신문이 사회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교육문제에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해서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게 할때 신문은 한층 더 가깝고 유용한 정보 매체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게 될 것이다.

이 상 규 (본사 독자위원·경대사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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