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뒤집어본 과학-놀이공원과 물리법칙

물리학은 어렵다? 물리학은 재미없다? 아니다.

물리학이라면 지레 겁을 먹는 사람들은 중·고등학교때 달달 외기만 했던 복잡한 공식들 때문이다.

물리학은 굳이 공식을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 생활 주변에서 늘 마주칠 수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한번쯤 찾게되는 놀이공원에도 스피드와 짜릿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엔 수많은 물리 법칙들이 존재한다.

한국물리학회와 대구 우방랜드의 도움으로 놀이기구 속에 숨겨진 물리법칙을 찾아본다.

△바이킹에서 제일 무서운 자리는?

좌우로 70도 움직이는 바이킹의 공포를 크게 맛보려면 맨 뒷자리에 앉아야한다.

바이킹을 타고 내려가면 가슴이 철렁한 이유는 바이킹이 멈췄다 내려가면서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때 귀에 있는 세반고리관이 가속도를 느끼는데, 가속도가 붙으면 뇌에 신호를 보내 공포심을 느낀다.

맨 뒷자리는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져 가속도의 변화가 크고 거기다 몸이 많이 기울면서 시각적인 공포도 심하다.

바이킹은 배 모양을 하고있을 뿐 실은 시계추처럼 진자운동을 한다.

중력에 의해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는 물체의 질량과 관계없다.

그래서 바이킹을 탄 사람은 내려올 때 순간이나마 무중량상태를 경험한다.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물체의 무게가 0인 것과 같다.

△롤러코스트의 출발 높이는

바이킹이 2차원 진자 운동이라면 롤러코스트는 3차원 가속도 운동이다.

롤러코스트는 레일을 따라 엄청난 속도로 급하강과 360도 급회전을 반복해 공포를 느끼게 한다.

우방랜드의 부메랑을 타면 36m 높이로 끌어올려졌다가 놓으면서 최고 시속 75~80㎞로 곤두박질치며 하강한다.

레일 위를 미끄러져내려올 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작아진 위치에너지만큼 운동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을 무시한다면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는 것만큼 운동에너지가 증가하고 전체적인 역학적 에너지(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는 보존된다'는 역학적 에너지 보존법칙이 적용된다.

또 거꾸로 도는 열차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구심력과 원심력 때문이다.

김범기 교수(한국교원대 물리교육과)는 "원의 꼭대기에서 떨어지지않고 원운동을 하기위한 최소 높이는 마찰이 없다고 가정하면 반지름의 2.5배가 된다"고 밝혔다.

쇠구슬로 만든 모형 롤러코스트에서 실제 반지름이 5cm 정도인 원 궤도를 만들어 구슬을 굴려 보면 15cm보다 더 높은 높이에서 구슬을 출발시켜야 한다.

레일과 구슬 사이의 마찰로 위치에너지의 일부를 열로 손실하기 때문이다.

△번지점프는 자유낙하인가

번지점프하는 사람은 자유낙하할 때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번지점프의 줄이 무거울수록 사람이 느끼는 가속도의 크기도 커진다.

바닥의 안전장치로 만들어놓은 수영장물이 솟구쳐 오르는 듯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번지 줄이 늘어날수록 사람의 운동속력은 줄어들고 번지 줄이 최대로 늘어나는 길이에서 정지하게 된다.

밑으로 떨어지면서 속도가 갑자기 증가하면 귀에서 평형과 회전 감각을 느끼는 세반고리관과 전정기관이 충격을 받아, 심장이 떨리고 의식이 흐릿해지는 등 공포감을 느낀다.

△급류타기의 물은 정지상태인가

급류타기 배는 배안의 사람이 보면 물이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밖에서 보면 물과 배가 같은 속력으로 움직인다.

물이 흐르면서 배가 이동하는 것이다.

운동은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관측된다.

배를 타고 있는 사람은 물이 정지해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것이 급류타기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내가 타고 있는 기차가 멈춰있는데도 옆의 차가 움직일 때 내가 탄 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지해 있으면 그 물체에 작용하는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힘과 운동의 개념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방해한다.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운동이 정지로, 정지가 운동으로 관찰된다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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