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국회의원선거 세곳과 거제.공주 등지의 지자체장선거 등 모두 일곱군데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전패한 결과를 놓고 한나라는 웃고, 민주당은 울고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민심은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다.
민심은 냉담.외면.무관심이 전부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유권자의 4분의 1, 고작 26%만의 선거참여였다.
유권자의 잘못인가? 아니다.
선거판을 엉망으로 펴놓은 정치권의 잘못이다.
정치무관심은 곧 정치염증.정치혐오의 다른 표현이다.
당장 지난 대선을 전후했던 시기의 국민적 흥분과 기대를 상기해보라. 노무현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이후 세상은, 정치는 이제 확 바뀌는 줄 알았다.
이제 썩은 정치판이 바뀐다는 개혁에 대한 희망과, 똑같은 크기로 일방적인 개혁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면서 많은 국민들은 '세상의 변화'에 동참하려 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각 정당은 여전히 상대방 헐뜯기 속에 개혁된 선거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당은 설익은 개혁정책, 일방적 개혁요구에다 집안싸움만 계속했고 야당 또한 대선패배에 대한 자숙보다 기득권 유지에 안주했으니 유권자들이 '기권'으로 야유를 보낸 셈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선거결과를 놓고 엉뚱한 해몽들을 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당의 패배'로 보는 것이 옳다.
한나라당이 대선 이후 국민앞에 자랑거리로 내놓을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구주류로 갈라서서 특검법 .호남소외론.국정원장 청문회 등에서 사사건건 당쟁(黨爭)을 일삼아온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경고사격으로 읽는 것이 더 타당하다.
한나라당은 결국 민주당의 내분이 빚은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취했을 뿐인 것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청와대도 이번 선거에 깔린 민심을 똑바로 읽기 바란다.
한나라당은 이제 민심이 자기편이라고, 정국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착각하지 말라. 신주류와 청와대가 개혁을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데서 오는 거부감은 있을지언정, 국민의 선택은 여전히 '정치개혁'이다.
청와대 또한 재.보선의 결과를 겸허히 보기를 바란다.
이겼으면 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이고, 지면 단순한 재.보선일 뿐이라는 해석은 아전인수다.
개혁의 과정에서 보여준 '보편적' 불안감에 대한 질책으로 읽을 줄도 알아야 한다.
결국 다음 총선은 두정당 스스로 얼마나 변화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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