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극과 극' 大學街

성서의 마태오 복음에 "가진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하게 되겠지만, 못 가진 사람은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사회학에서는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에 관련해 이를 '마태오 효과(Matthew Effect)'라 부른다.

6년 전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서 가장 우려했던 건 바로 이 '빈부격차(貧富隔差)의 확대'였다.

실제 그런 현실은 우리를 강타했으며, 그 체제를 벗어나서도 여전히 그 현상은 심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다가는 사회가 둘로 확연하게 갈라지지 않을는지....

▲우리 사회에 중산층이 급격히 주는데 반해 상류층과 하류층은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상류층과 하류층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우리 사회는 '20대 80'을 넘어 '10대 90'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이 경우 중산층이 몰락함으로써 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사회 분열에 속도가 붙을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안 보이는 게 현실이다.

▲요즘 대학가의 '부익부 빈익빈'도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이다.

취업에 실패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얻지 못해 허덕이는 학생들이 늘어나지만, 일부 부유층 학생들은 돈 씀씀이가 커져 위화감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테면 '잠은 학생회실, 식사는 구내 식당, 이동 수단은 두 다리 뿐'이지만, '최신형 컴퓨터와 호텔식 원룸에 한 끼 식사는 7만원, 자동차는 포르쉐'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다.

▲이는 서울 대학가의 한 단면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전국의 대학가가 별반 다를 바 없을 게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가의 경비실과 주차장을 통해 보더라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어떤 대학은 학생회실에서 먹고 자는 학생들 때문에 화재가 나지 않을까 경비원들이 밤마다 학생들과의 '전쟁'을 치르는 형편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대학의 학생 주차장에는 외제차가 지난해에 비해 10% 가까이 늘 정도로 '돈 티'를 내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한다.

▲빈부간의 차이는 그 자체가 바로 사회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완전한 사회·경제적 평등은 가능하지도 않을는지 모른다.

문제는 그에 따르는 불평등에 대한 도덕적 승인과 정책적 대응이다.

서민층이 몰락하고 중산층이 무너지는 마당에 특권적 상류계급의 일방적 도약이 사회적으로 합리화되기란 어려운 법이다.

더구나 도처에서 일어나는 파괴주의적 원리주의의 저변에는 그 격차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예수가 마태오 복음에서 남긴 진정한 메시지는 차갑게 닫힌 마음을 여는 '베품'과 '나눔'이 아니었던가.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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