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문화지킴이-영주 소백무대

"김밥이란거이 원래 그렇습네다.

속에 들어 가는 소세지며 시금치, 어묵 등 각기 다른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지만 자기가 진짜 김밥 속이라고 나서지 않는 것, 그것들이 자기 색깔을 유지하며 떨어지지 않는 거, 이거이 바로 '김밥 통일론' 입네다".

영주 소백무대(대표 심순영) 회원들의 연습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분단의 고통과 민중들의 애환을 코믹한 대사와 몸짓으로 실감나게 풍자하는 연극 '김치국씨 환장하다(대본 장소현)'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다.

연습 장소는 영주시 휴천2동 한정식집 '서릿골'.

오는 6월 소백문화제때 공연작으로 주인공 김치국과 그의 형 김평천역을 맡은 김창남, 이종문씨의 우스꽝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다.

또 최경희(김치국의 아내 김월선), 엄성필(기관원), 윤현주(방송 리포터), 최규철(카메라 맨), 권은녀(마님)씨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연기를 다듬느라 아예 대본에 파묻혀 있다.

지난 1984년 창단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소백무대는 창단공연 '양반전'을 시작으로 '탈놀이 변광쇠' '다시라기' '새야새야 파랑새야' '신의 아그네스' '봄이오면 산에들에' 등 모두 60여편을 무대에 올렸다.

7회(1996)와 9회(1998) 경북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전국연극제 경북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개인직업도 교사에서부터 자영업자, 회사원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스태프는 허만웅, 양용호, 이인숙, 이재성, 김종철씨 등 영주지역 중견 연극인들이 맡고 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배우 구하기가 힘들고 연극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갈수록 옅어지고 있어요. 시골 연극배우가 생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죠".

연출을 맡고 있는 심순영씨는 경비 부족으로 무대장치에 변화를 주지 못하고 걸개 그림만 걸고 공연해야 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조명과 음향, 무대장치를 대본에 걸맞게 꾸미고 싶지만 회원들은 열악한 현실에도 재봉틀을 이용해 의상을 직접 제작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연극이 너무 좋아요. 연극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연간 4, 5차례는 공연을 해야 하는데…. 지역 주민들 모두가 관객이 되는 그런 무대를 연출해 보는 게 꿈입니다" 공연문의 017-801-5588.

영주.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