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체인과 퓨전 패스트푸드 체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주부 김정아(34)씨는 창업 2년만에 회사 자산을 6억으로 키웠다.
2001년 4월 첫 사업이었던 감자탕집 개업 당시 김씨 손에 있던 밑천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 지원센터에서 빌린 창업자금 2천만원이 전부. 하지만 그가 키운 가게는 2천만원을 2년 새 30배로 늘려놨다.
현재 그의 사업체는 감자탕 체인인 '이레푸드' 산하 프랜차이즈점 3곳, 퓨전 패스트푸드인 '크레페몽' 직영점 3곳 및 지점 27곳 등 33곳으로 가지를 뻗어 있다.
주력 사업체인 '크레페몽'에서만 월평균 1억여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김 사장의 수익. 남편 박성훈(31)씨와 단 둘이서 '손만 꼭 붙잡고' 창업 행로에 나섰었지만 이젠 받쳐주는 직원만 20명에 이른다.
프랑스 음식인 '크레페'를 우리 입맛에 맞게 바꾼 '퓨전 크레페'가 김씨의 업체를 키운 효자 상품. 프랑스에선 밀전병에다 과일·아이스크림 등을 넣지만 크레페몽은 밀전병에다 양상추와 햄·치즈·맛살 등을 넣었다.
여기에다 18가지 재료를 섞은 아일랜드 소스가 특이한 맛을 내줬다.
크레페의 호응이 워낙 좋아 대구에 본점을 둔 것을 비롯, 서울의 롯데·현대·신세계 등 전국 유명 백화점에 지점이 나가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상태.
"2000년에 결혼한 뒤 이듬해 봄 대구 비산동 서부시장 맞은편 골목 어귀에 9평짜리 감자탕집을 냈지요. 남편은 주방장, 저는 홀에서 음식을 날랐습니다.
남들이 모두 웃었어요. 제가 체인점을 내 주겠다는 광고를 냈거든요. 돌아 온 것은 콧구멍만한 가게에서 부부가 입에 풀칠이나 하면 다행이라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김씨는 이렇게 웃는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개업하자마자 하루 매출이 120만원을 넘겼다.
자리가 없어 손님을 못 받았고, 체인을 하고 싶다는 손님까지 쏟아졌다.
'통일 감자탕'이란 브랜드로 체인을 11개나 내줬다.
"창업엔 꼼꼼한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행운이란 없어요. 개업 전 그 동네에 감자탕 식당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다른 업소와 차별성을 가진 맛을 냈습니다.
현재 우리업체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남편이 개업 전 꼬박 한달 동안 주방에서 밤을 지새며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 없애는 법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천연양념을 만드는 등 온갖 부산을 떤 땀의 산물이었죠".
김씨의 사업 성공 비결은 '정상에서 내일을 봤던' 덕분. 그는 감자탕 체인사업이 잘될 때 다음 아이템을 생각, 크레페몽을 차렸다.
경쟁업소가 많아지면서 11개나 됐던 감자탕 체인이 지금은 3개로 줄어든 것에서도 그런 변신의 위력은 증명된다.
크레페몽도 소규모로 시작했다.
위험도를 최대한 낮춰야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지난해 여름, 대백프라자 지하식품관에 1.5평짜리 크레페몽 본점을 냈다.
지점 없는 본점이었지만 개업하자마자 하루 100만원 가까운 매출을 냈고 3개월만에 9층 전문식당가로 '영전'했다.
김씨는 벌써부터 다음 아이템을 생각하고 있다.
조리실장 남편과 이미 협의도 끝냈다.
숯불갈비 전문점이 다음 목표.
그는 음식 만드는 일이 이미 '첨단기술'로 자리잡았다며 학습이 재산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인도 등에 해외 모니터까지 두고 다양한 음식 정보를 섭렵, 재품 개발에 이용한다.
이 때문에 그는 남편을 공동대표가 아닌 조리실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실상 협력 경영체제이지만 전문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 조리부문에 기술을 가진 남편은 그 부문에서 전문성을 지켜가야 한다고 김씨는 믿는다.
"경험 다음은 적성이에요. 저는 결혼 전 공무원 생활도 해 봤지만 봉급생활은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개인의 능력은 모두 다른데 봉급쟁이는 월급을 똑같이 받거든요. 영업은 뛴만큼 가져다 줍니다". 김씨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자신도 창업 전 출장뷔페 회사에서 봉급쟁이 생활을 했다고 했다.
김씨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하소연도 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고충이 헤아릴 수 없다는 것. "백화점 입점하려면 난관이 많습니다.
입점을 위해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까지 적잖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괴롭습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회에서는 제대로 뛰기가 힘들어요.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들이 무시하던 기억도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루 종일 제가 얘기해도 성사가 되지 않던 계약이 우리 회사 남자 사원 1명이 가면 금방 성사됩니다.
여자가 영업 일선을 뛴다는 것, 참 힘들데요".
그는 영업에 너무 바빠 1년 365일이 일하는 날이라고 했다.
체력상 힘든 부분도 많다는 얘기. 그래도 김씨는 업체가 커가는 것을 보면 피로가 잊혀진다고 했다.
돈 버는 재미가 아니라 성취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지명도가 높아진 만큼 백화점 내 소규모 점포뿐 아니라 대구 동성로 등에 큰 점포도 낼 것이라고 했다.
"저를 보세요. 여성도 잘 할 수 있어요. 지역의 여성들이 잘만 하면 외지의 자금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지역 경제 회생에도 한 몫 할 수 있습니다". 준비하는 사람은 아무도 당할 수가 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053)555-0506.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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