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한진 등 9개 운수업체가 운송비 인상 등 13개 항을 놓고 지난 7일부터 9일 오전까지 14회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협상은 협상 당사자 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취재진 또한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과정이었다.
포항지역의 협상 결과에 따라 창원 등 다른 파업지역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전국의 관심이 협상장인 포항철강관리공단으로 쏠렸으며 협상은 진통을 거듭했다.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8일 오전 6시40분부터 최대 쟁점사안이었던 운송비 요율이 사측의 2%를 시작으로 밀고 당기기가 시작돼 수차례 인상을 거듭했으며 화물연대측도 당초 30% 제시에서 후퇴, 23%에서 다시 20%로 양보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12% 제시에 이어 양측이 합의안 문구를 수정하는 등 타결의 기미가 엿보이자 모두들 들뜬 분위기였으나 곧이어 화물연대측이 수용불가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특히 화물연대 지부장과 교섭위원 등 11명이 화주인 포스코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피소돼 출두요구서가 발부된 것을 놓고 "협상을 깨자는 것이냐"며 화물연대측이 강하게 반발해 험악한 분위기가 일기도 했다.
사측도 이에 질세라 "협상이 진행중인데 조합원들이 출하중인 화물차에 돌을 던지며 위협하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우는 등 기세를 꺾이지 않았고 진통끝에 밤 11시30분에 정회를 선언하고 헤어졌다.
이어 9일 오전 8시20분에 속개된 협상에서 사측이 13%를 제시했으나 화물연대측이 정회를 요구, 또다시 결렬되는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물밑작업을 통해 인상폭이 올라갔다는 후문과 함께 11시40분에 속개된 재협상에서 사측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15%의 인상안을 화물연대측이 전격수용, 잠정합의함으로써 타결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화물연대측은 오후 3시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거친끝에 압도적인 찬성표로 수용키로 함에따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마침내 오후 8시에 열린 양측간의 합의문 서명과 교환으로 3일간의 지루했던 협상은 종지부를 찍었으며 참석했던 양측 대표단은 박수로 축하했다.
양측이 진통끝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파업에 따른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데다 화물연대측은 자신들이 임의단체로 합법적인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파업행위 자체가 불법으로 간주돼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측 역시 파업이 결렬돼 물류대란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화주들에게 미칠 경제적 손실과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합의가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발단에서 타결까지
△2002년 6월-운송하역노조 경유가·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등 요구안 첫 제시
△2002년 11월-노조, 서울서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2003년 3월22일-포항 오광장 집회
△2003년 3월31일-과천집회
△ 〃 4월18일-21일부터 전국고속도로 최저속도 준법투쟁 선언
△ 〃 4월27일-지입차주 박모(37)씨 자살
△ 〃 4월30~5월1일 상경집회
△ 〃 5월2일-포항파업 돌입, 물류마비
△ 〃 5월7일-교섭시작(화주참여)
△ 〃 5월9일-협상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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