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행했던 대중가사 노랫말 중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대립과 갈등의 문제를 예리하게 꿰뚫어 보는 듯한 단어들이 있다.
그것은 '바꿔- 돌려 놔- 돌이키지마' 등이다.
우선 '바꿔'라는 말속에는 과거로부터 유지되어 온 여러 가지의 규칙이나 사회 체제에 대한 도전심리가 깔려있는 듯하다.
특정 사회의 문화적인 제 현상 및 그것을 유지시키는 힘이 탐탁지 못하다거나 혹은 그 속에서 무언가의 모순되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것의 시비 또는 적부를 가려서 바르게 바꾸자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돌려 놔'는 '바꿔'와 정면 대응하는 말이다.
'바꾸자'고 하는 입장의 뜻이 관철되었거나 받아들여져 그대로 했더니, 안 바꾼 것보다 못하다는 판단이 그 속에 전제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이전의 방식대로 원상 복귀하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이 말은 대체적으로 기성세대, 보수·전통주의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또다른 노랫말 속에는 '돌이키지마'라는 구절도 보인다.
그 근저에는 애써 바꾸었더니 그것을 예전대로 되돌리려고 하는 시도가 엿보이자 그에 대한 강한 저항감이 표출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돌려 놔'의 입장과는 분명히 그 궤를 달리한다.
원래 노랫말이 그런 뜻으로 쓰이지는 않았겠지만, 공교롭게도 이런 단어들은 우리 사회의 세대.계층간 갈등의 폭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고조될 때 나왔고, 그런 까닭에 사회적 기층 심리를 적절하게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런 노래들이 유행했던 시기들은 우리 나라의 사회·정치적인 변혁기와 맞닿아 있었음을 상기시켜 볼 때, 그 말들이 지닌 사회성을 단순한 하나의 노랫말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말들이 지닌 역동성을 뛰어넘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모색해 가는 다수의 시민들의 모습 속에서 더높은 차원의 여유와 균형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게 아닐까.
한국선사미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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