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가정파괴병이라고 할 정도로 한 가족이 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맡기엔 버거운 병이다.
한국사회에서 치매가 공포의 병이 된 것은 가족제도의 변화를 무시하고 농경사회식 효사상에 의거해 치매환자 간호를 환자가족, 특히 맏며느리에게만 전적으로 떠맡기는 시스템상의 맹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치매라는 무서운 병에 대해 무한책임인 효사상만 강요할 경우 오히려 가족간의 진정한 정이 파괴될 수 있다.
가부장제적 가족제도가 해체돼가고 있는 현실에 걸맞게 의료보험이나 사회보장제도가 치매환자 간호책임을 일부 맡고 가족은 유한책임을 지도록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본처럼 가정에서 치매환자 간병인을 둘 경우 간병인 수당의 80%를 의료보험에서 지급하도록 해 환자가족도 숨돌릴 여지가 있도록 해야 간호하는 사람들도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또 말이 좋아 효도이지, 실제로는 맏며느리만 힘이 드는 시스템에 불과한 치매환자 간호책임을 직계가족들이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해야 '같이 살 길'이 열릴 수 있다.
나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치매환자가 생기면 관계기관에 등록하고 직계가족 모두 치매환자의 심리적 특성, 간호요령 등을 일정시간 이상 교육받도록 의무화할 것을 주장하고 싶다.
치매환자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해서는, 치매란 병은 며느리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해서 해결될 수 없는 사회현상이란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안정미(대구시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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