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에 따르면 해외 입양이나 국제혼을 통한 국적 '상실자'는 2001년 1만584명에서 지난해 1만7천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또 이중 국적자 중 외국 국적을 선택한 국적 '이탈자'는 1996년 63명, 97년 79명에서 98년 193명, 99년 283명, 2000년 598명, 2001년 646명, 2002년 777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때문에 국적 포기자가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대구 90명 등 전국적으로 3천여명에 이르렀다.
이같이 국적 포기자가 증가한 데는 1998년 시행된 국적 선택제가 큰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만 20세가 되기 전 이중 국적을 취득한 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 20세가 된 뒤 이중 국적을 취득한 자는 그때부터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고 의무화된 뒤 우리 국적보다는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것.
이 규정은 특히 해외 출산으로 태어난 이중 국적자가 17세 이전에 국적을 포기할 경우 병역 의무를 면해 주도록 하고 있어 국적 포기를 심화시킨 것으로 관계자는 판단했다.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병역 의무를 면제받은 대구·경북인은 2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998년 7월의 '외국인 토지 취득 자유화' 조치로 국적을 포기해도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된 것도 국적 포기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한국 국적보다 외국 국적을 선호하는 국적 포기가 증가하는 데 대해 일부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경북대 법대 조홍석 교수는 "국적을 포기하고 국내에 살아도 아무 법적·사회적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확산된다"며 "국적 포기 요건을 강화하고 이탈자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법 등 개별 법규로라도 제약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계화·다원화 추세에 맞춰 유연하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대 사회학과 홍덕률 교수는 "살기 좋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면 누가 우리 국적을 포기하겠느냐"며 "부도덕한 도피성 국적 포기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가 정체성과 개방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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