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솔솔 문학바람 슬슬 예술기행

자신을 문학적 삶 속에 하루를 맡기는 문학기행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서 인쇄업을 하는 장두영(48) 대표. 그는 18일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에 나오는 무대인 경남 하동군 낙양면 평사리 최 부자집 등지를 방문하는 대구작가콜로퀴엄의 올해 첫 문학기행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와 문학활동을 겸하는 박방희(57) 시인 역시 현실에서 탈출, 기행팀에 끼여 대소설가의 문학향기에 빠져 볼 계획이다.

이번 기행팀은 전북 남원군의 실상사를 비롯한 쌍계사.화엄사와 같은 호남지역의 대표적 고찰에도 들러 문학적 정서가 깃든 불교문화 체취와 발자취도 돌아볼 계획이라고 박미영(39)총무는 전했다.

박재열(54) 경북대 교수는 "문학기행은 미래의 모든 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최근 바쁜 일상으로 작품활동이 뜸했던 경북도 예술담당 황무룡(52) 시인도 올해 처음 국제펜클럽 대구지역위원회가 18일 경북 청도의 이호우 시조시인 생가 등지를 찾아떠나는 문학기행과 세미나에 동참한다.

생가방문 뒤 청도유천의 대비사에 들러 대륜 스님과 대화시간도 갖고 문학 세미나와 강연, 문학 좌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지난달 20일 전북 고창지역의 선운사와 서정주 시비 등지를 방문하고 문학시간을 가졌던 대구불교문인협회 김연대(62) 회장도 이번 기행에 나설 참이다.

김 회장은 "문학기행은 친교를 다지고 문학적 창작의욕을 고취할뿐 아니라 문화의 역사의 숨결을 문학적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좋은 체험"이라 말했다.

올해 55세의 여류시인 김소운씨와 70을 눈앞에 둔 원로 소설가 송일호씨. 이들도 25일 쪽빛 감도는 남도로의 문학기행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문협의 이번 문학기행은 거제도 유치환 시인의 생가를 둘러 보고 6.25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간직된 거제 포로 수용소에도 들러 국토분단의 아픔을 되새긴다.

또 소설가 박경리나 한국의 대표적 시인인 김춘수와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의 출생지로 유명한 통영에 들러 유치환 문학관도 보고 '문학관 하나 없는 대구의 현실'에 대한 토론도 할 계획이다.

지난 11일에는 대구시인협회가 한국 시문학의 태동인 오일도(영양읍 감천리).조세림.조지훈 형제 시인(일월면 주실리)과 소설가 이문열(석보면 원리)의 생가가 있고 현대문학의 산실이자 문향(文鄕)인 경북 영양을 문학기행했다.

협회 박진형(49)이사는 "문학기행은 하루를 문학적 삶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라 평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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