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심히 일하고 많이 배워야

"'잘 보여서' 라는 의식은 경찰조직을 망친 원흉입니다.

'잘해서'란 의식으로 빨리 바꾸어야 합니다.

이때문에 일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겁니다.

결국 열심히 일하고, 많이 아는 경찰관이 돼야 하는 겁니다".

곽용호(54) 김천경찰서 삼락파출소장.

그는 지난 26일 중앙경찰학교에 특별 강사로 초빙돼 154.155기 신임 순경 교육생 723명을 대상으로 '21세기 우리는 어떠한 경찰이 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특강했다.

현역 파출소장이 경찰학교에 강사로 초빙된 건 개교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가 강사로 초빙된 건 지난달 파출소 현장 실습 나온 신임 순경 2명을 수범적으로 지도했기 때문인데, 그는 자그마치 바인더 2권 분량인 360쪽의 교육결과 보고서를 경찰학교에 제출했고 이를 본 학교장이 감동받아 그를 강사로 초빙하기에 이른 것.

"사실 신임 순경들의 파출소 현장실습은 빡빡한 24주간의 교육 일정중에서 약간 쉴 수 있는 시간 정도로 생각돼 왔죠, 그러나 이건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첫단추부터 잘 꿰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는 삼락파출소를 찾은 정영진.박호씨 등 교육생 2명에게 직무.인성교육 등 4주 동안 아주 힘든(?) 그러나 실속있는 교육을 시켰다.

그는 경찰학교 특강때 위에 잘 보여서가 아닌 일을 잘해서 라는 경찰 조직의 의식 전환 필요성을 비롯 치안 대상이 사람인 만큼 경찰은 사람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강의를 했다.

"평소 책을 많이 봤죠, 시간이나 돈이 생기면 늘 서점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집에 모인 책들이 1만여권이나 되죠. 책속에 모든 진리가 있는 것 아닙니까".

지역에서 많이 아는 경찰로 흔히 불리우는 그의 해박한 지식은 책 읽기 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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