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해인사 자비원이 개원되던 날 '자비의 기적'(본지 27일 사회면 보도)은 한 스님의 제보과 함께 또 한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더해져 기적을 낳은 것으로 알려져 거듭 화제다.
합천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이형수(46.사진) 경사다.
사고 당일 119 구급대에서는 어린 생명이 이미 숨이 끊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에 시신(?)을 인계, 경찰도 흰 천에 감싼 채 사진촬영을 하는 등 사건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는 것.
생후 백일도 안된 갓난 아기가 홍류동 계곡의 거센 물살에 휩쓸려 300여m나 떠내려온 데다 얼굴이 물에 붓고 체온이 싸늘한 채 숨조차 쉬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여분쯤 지나 철수하려는 순간, 아기의 두손을 꼭 잡고 있던 이 경사의 입에서 "살았다!"는 외마디 외침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간난 아기의 손가락이 '꼼지락~'하며 움직였다는 것.
인공호흡 등 응급처치를 한 끝에 동희군의 생명은 기적처럼 소생됐다.
이 경사는 "어린 아기라 가엾은 생각에 목숨은 잃었지만 따뜻하라고 두손을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범교통과장 오영훈 경감도 "구급대와 경찰 모두가 죽은 것으로 판단했었다"며 "자칫 귀중한 생명을 잃을 뻔한 것을 이 경사의 따뜻한 온정이 살려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경사는 합천이 고향으로 각종 교통사고 현장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는 등 '면도칼 해결사'로 통하는 베테랑이다.
기적 같은 스님과 경찰의 도움으로 동희군은 엄마와 함께 목숨을 건져 현재 부산대학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아빠를 잃은 채 31일 백일을 맞았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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