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내 TV브라운관 등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오리온전기가 30일 외환은행 등에서 회수된 어음 66억원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를 냈다. 회사측은 빠른 시일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
오리온전기의 발행어음은 약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01년 기업실사결과 부채가 1조2천960억원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1만2천명에 협력업체 240여개인 오리온전기의 부도로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우려된다.
오리온전기 관계자는 31일 "5월이 영업상 비수기인데다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 확산 여파로 매출액이 당초 예상에 못미쳤다"며 "설상가상으로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입원자재 공급이 제대로 안돼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조업차질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리온전기는 5월 매출액을 520억원으로 잡고 자금운용을 해왔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브라운관 생산 2개라인이 중단되면서 하루 25억원의 손실이 발생, 이달 매출이 420억원 정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자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채권 금융기관들이 여신회수를 서두르고 채권사들이 채권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회사의 모든 운영자금이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 오리온 전기는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등 초우량 기업으로 꼽히던 오리온전기는 73년 구미공단으로 옮겨온 뒤 83년 대우계열사가 된다. 그러나 대우가 붕괴되면서 지난 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지난해 상장이 폐지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워크아웃이후 지금까지 채권단이 위탁운영 중인데 지난 2001년 CRV(기업구조조정회사)의 기업실사결과 부채 1조2천960억원과 누적적자 5천억원, 2년연속 자본잠식 등으로 나타나 채권단이 884명의 감원을 요구, 회사측이 580명을 감축하는데서 1차구조조정을 마쳤다.
또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미국 아더앤더슨사의 경영실사를 받고 PDP사업분사, 중소형 컬러브라운관 BSL(스크린공정라인) 해외매각, 전자총 해외이전 및 HK(전자총 부품)외주화, DY(브라운관 확산장치)생산라인 중국이전 등을 골자의 구조조정안을 마련, 몸집 줄이기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 단가하락과 판매감소, 환율하락 등 악재가 계속돼 지난해 생산직 사원 2천240명 가운데 765명에 대해 강제적인 구조조정안을 마련했으나 노조가 심하게 반발, 2개월이 넘는 장기파업에 돌입했었다.
이처럼 지난해 총 5천300억원의 적자와 올해 1분기 38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오리온전기는 장기파업과 이번 물류대란 등으로 현금 보유액이 바닥난 상태이며 자체 현금동원 능력도 거의 상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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