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호국·보훈의 달

녹음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6월은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겨 보는 호국·보훈의 달로 현충일과 한국전쟁 기념일이 있다.

현충일은 호국의 신으로 산화한 전몰장병의 영령에 생전의 위훈을 추모하고 명복을 기원하는 동시에,그 유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하는 기념일이다.

외국에서는 나라마다 날짜는 다르나 현충일을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 하여 전쟁의 참화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그 의의를 기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6월 한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1일부터 10일까지를 '추모의 기간'으로 국립묘지와 충혼탑 참배를 권장하고, 11일부터 20일까지를 '축제의 기간'으로 각종 위문과 위로행사를 실시하며, 21일부터 30일까지는 '국민화합과 단결의 기간'으로 정해 한국전쟁기념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년 맞이하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특히 올해는 국가보훈 의식과 보훈가족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고 국력이 분열될까 두렵다.

지난 3월 84번째 맞는 3·1절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10여개 종교·사회단체 50~70대 노·장년층의 미군철수 반대 '반핵·반김 3·1절 국민대회'가 있었고, 같은 날 탑골공원에서는 살인미군철수 '민족자주·반전집회'는 현재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이념·세대·계층간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말해준다.

전국에는 아직도 8만여 세대의 보훈가족과 30만명의 6·25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개인주의, 집단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영향 등으로 국민들의 호국의식은 점점 미약해지고 있다.

80%를 넘는다는 전쟁 미체험 세대들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경제적 발전에는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이 밑거름이 된 것임을 알고 있는지 염려스럽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희망의 역사가 있다.

대문호 톨스토이가 "자기 희생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인류사회는 개선된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는 나라와 겨레를 위해 희생하신 수많은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가 있다.

국가보훈은 국민정신과 직결된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예우하고 진정으로 존경하는 보훈문화가 확산될 때 조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발적 애국심이 나타나 분열의 골이 메워지고 국가발전을 위한 국민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그 민족이 대하여 책임있는 자는 국민이요, 책임없는 자는 나그네"라 했다.

우리 모두 주인이 되어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작년 6월의 '오!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 짜-짝짝 짝 짝'을 다시 한번 외치며 온 국민이 하나되어 분열과 대립에서, 화합과 협력 그리고 통일의 21세기를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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