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단 역사속 고향 삶 담아

중진작가 송기숙(68)씨가 신작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 펴냄)를 펴냈다.

창작집으로는 '파랑새' 이후 14년만에 내는 것이다.

표제작은 분단시대의 폭력성이 개인에게 끼친 상처를 다루고 있다.

지리산 산골마을에 고향을 둔 두 노인이 귀향길에 오른 사연을 그렸다.

작품 속의 '털보 영감'은 극단적인 반공이데올로기가 득세하던 시절, 친구 김달곤과 함께 고향집을 찾아나섰다가 간첩으로 몰려 감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사회의 냉대를 받으며 궁핍하고 신산한 세월을 보내면서도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것은 그곳에젊은 시절의 애틋한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몇십 년만에 고향을 다시 찾은 털보영감은 폐허로 변한 집터에 만발한 들국화를 본다.

그는 전쟁의 와중에 헤어졌던 여자가 이곳에 찾아와 일부러 꽃을 심어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재회의 희망을 갖게 된다.

빨치산과의 전투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던 운전병이 평생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길 아래서'를 비롯, '북소리 둥둥' '성묘' '보리피리' 등 수록작의 대부분은 분단의 역사가 개인의 현재적 삶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골프장으로 변한 고향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자본주의의 욕망을 드러낸 '꿈의 궁전', 수몰민의 아픔을 다룬 '가라앉는 땅' 등 중.단편소설 9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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