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도 오리온전기 앞날은

지난달 30일 최종부도 처리된 구미공단 오리온전기가 2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지금부터 한달내에 법원의 실사를 통해 회사를 회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청산절차를 밟을 것인지의 여부가 최종 판결나게 됐다.

따라서 현재 오리온전기의 2천1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은 물론 LG마이크론.한국전기초자.삼성코닝 등 대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240여개 협력업체들이 앞으로 법원이 법정관리신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오리전기측은 "한해 평균 5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구미는 물론 대구.경북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법원이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고 법정관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며 "구미시 등 지역기관들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지난 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매각방침을 세웠으나 결국 1년여 동안 매입을 희망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다"면서 "이번에도 법정관리 실사과정에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법원이 오리온전기에 대해 회생이 아닌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때는 초우량 기업으로 꼽히던 오리온전기가 이러한 지경에 이르기까지는 해마다 심하게 겪어온 노사분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무구조가 부실해져 인력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했었는데도 노사는 이를 놓고 늘상 다투기만 했고, 향후 노사관계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

또 현재 브라운관 시장은 TFT-LCD, PDP 등 첨단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전기의 주종품목인 TV브라운관의 경우 이미 사양산업화 돼 이제는 미래산업을 위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만약 법원의 회생판결이 나오더라도 다시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소니.미쓰비시.도시바 등 일본의 동종업체들은 기존 브라운관 사업에서 서서히 손을 떼고 있고, 세계시장 1위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도 유럽공장 2곳에 대해 최근 폐쇄결정을 내렸었다.

한편 오리온전기는 베트남과 멕시코 등지에 해외공장을 두고 있으나 법정관리와는 관계없이 별도기업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전기 협력업체 관계자는 "모기업의 부도로 협력업체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게 생겼다"면서 "법원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파장을 고려해서 회생시키는 쪽으로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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