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수욕장 투자 인색…포항 "성장 엔진" 말뿐

포항시가 최근 해양자원을 포함한 문화관광부문을 성장 4대 엔진 중 하나로 선정하고도 해수욕장에 대한 투자는 너무 인색해 매년 많은 피서객을 타도시로 빼앗기고 있다.

이로인해 숙박.요식.교통 등 해수욕장 연계산업에서의 경제적 손해가 적어도 수백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포항시는 "올해 월포.칠포 등 지역내 7개 해수욕장에 모두 8천8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구해수욕장에 6천만원을 들여 화장실을 신축하고 7개 해수욕장 화장실과 샤워장, 바다시청의 도장과 시설교체 등에 2천여만원을 들이기로 한 것. 하지만 이같은 소규모의 투자는 타 해양도시와는 비교가 안 돼 포항 해수욕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다.

해수욕장이 24개인 강릉시의 경우 올해 화장실과 주차장.진입로 공사에 모두 92억원을 투자했고, 인근 영덕군만 해도 20억원, 울진군은 13억원을 쏟아 부은 것과 크게 대조가 된다는 것이다.

해수욕장의 청결도를 가늠하는 화장실의 경우 포항시는 도구해수욕장에 평당 200만원짜리 화장실을 짓는 반면 강릉시와 영덕군 등은 평당 500만~600만원을 들여 호텔급 화장실을 짓고 있다.

포항 해수욕장에 설치된 시설물 대부분도 환경친화적이 아니어서 피서객들이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광안리와 강릉 등지의 해수욕장은 백사장에 모든 고정 시설물을 없앤다는 방침 아래 바다시청, 파출소를 한쪽 구석으로 옮겼고 급수대를 없애는 한편 감시탑은 이동식으로 교체했다.

반면 포항 해수욕장에는 바다시청과 파출소, 감시탑 등이 백사장 중간지점에 고정물로 설치돼 있어 자연 경관을 해치고 있다.

또 피서객 안전사고 보상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시와 영덕군 등은 이미 4~5년 전부터 해수욕장 상가번영회 등이 안전사고 책임보험에 가입, 피서객이 사망할 경우 1인당 5천만~1억원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포항에서는 아직 도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포항 북부해수욕장 상가번영회 한 관계자는 "시 당국이 관심만 가진다면 부산이나 인근 해양 도시의 피서객을 포항으로 흡수할 수 있다"면서 "이제는 투자한 만큼 피서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