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제 갈길 가는 민주당

민주당 신당 창당을 싸고 신·구주류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당의 리더인 대표와 원내총무가 부딪치고 급기야 중앙당 당직자들까지 '제 길'을 가고 있다.

정대철 대표와 정균환 총무가 정면으로 부딪친 것은 4일 당무회의에서다.

그간 정 대표와 정 총무는 최고위원회의와 당무회의의 공개를 놓고 이견을 보이긴 했으나 당을 이끄는 정 대표가 충돌을 피해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이날은 총무 주도로 이뤄진 예결위원장 인선에 대해 정 대표가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앞으로 인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야한다"며 구주류인 정 총무가 같은 계파인 이윤수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을 비판한 것. 이에 정 총무가 "뭐가 불법이냐"고 발끈했다.

정 대표는 "정당에는 위계질서가 있다.

대표가 지시하는데 안따라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통제 불가능한 당을 이끄는 일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당의 '입'인 대변인실도 마찬가지다.

4명의 상근 부대변인이 신주류와 구주류측으로 나눠져 자파에 유리한 논평만 내놓아 문석호 대변인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2일 '한나라당 투기의혹 비리 10걸' 공개와 관련한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은 삐거덕 거리는 대변인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구주류인 한화갑 전 대표 계보로 분류되는 장전형 부대변인이 회의 직후 "투기 10걸을 발표키로 했으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일단 발표를 유보하되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문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장 부대변인의 발표를 뒤엎었고 문 대변인이 자리를 뜨자 장 부대변인은 다시 마이크 앞에 서서 "내말이 맞다"고 주장했다.

4일 당무회의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구주류인 박상천 최고위원 계보인 김재두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태식 국회부의장이 직권으로 전당대회를 소집하겠다고 하자 회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는 구주류측의 희망사항 이었던 것.

김 부대변인의 브리핑을 지켜보던 신주류인 정대철 대표 계보인 민영삼 부대변인은 "신주류는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 않느냐"며 김 부대변인에게 핀잔을 줬다.

대표와 총무의 충돌과 대변인실의 '세 입'에 혼란을 겪고 있는 보도진들은 "하루 빨리 갈라설 수밖에 없겠다"고 촌평했다.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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