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해영 "나 안죽었어!"

*삼성 기아에 1대4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대구삼성과 광주기아와의 경기에서 삼성은 기아의 선발 김진우에 완전히 눌려 4대1로 졌다.

최고시속 150km의 빠르고 묵직한 공에 이승엽의 홈런포는 터지지 못했고 양준혁의 2안타 등 5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마해영이 7회 김진우의 시속 133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는 시즌 16호 아치를 날려 팀의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마해영은 요즘 좋지 않다.

이날 홈런은 전날 경기까지 6경기 무안타의 부진을 보이다 세번째 타석에서 22타수만에 나온 첫 안타. 하지만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삼진을 당해 타격감을 여전히 찾지 못하는 듯 했다.

항상 4번타자였던 그는 전날 연속경기 1차전에서 7번타자로 나왔고 2차전에선 타순에서 제외됐다.

이날도 7번타자로 나와 슬러거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달 중순까지 3할을 웃돌던 타율도 2할8푼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영웅이 슬럼프를 겪는 이유는 이승엽과의 미묘한 경쟁 심리 때문. 올 시즌 전 연봉협상에서 마해영은 이승엽에 준하는 대우를 요구하다 6억3천만원의 이승엽에 많이 뒤지는 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자신의 몸 가치를 높이기 위해 2루수 훈련도 하는 등 열성을 보이다 실패하자 시즌 개막후 4번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팀의 중심타선에서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던 그는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가 부쩍 달아오르자 어느 순간 타격 감을 잃기 시작했다.

홈런에 욕심을 내며 큰 스윙을 하다 타격 감을 잃어버려 최근에는 공이 지나간 뒤 스윙하거나 공과 거리가 있는 스윙 궤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 시즌후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마해영은 거액의 몸값을 받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나 선의의 경쟁을 벌이던 이승엽이 앞 타석에서 타점을 싹슬이하는 등 자신의 타점 기회가 줄어들자 그를 의식하게 되면서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

김응룡 감독도 이를 간파하고 마해영을 이승엽과 떼어놓기 위해 7번 타자로 내리는 고육지책을 쓰게 된 것이다.

이승엽도 이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이날 마해영이 오랫만에 홈런을 치자 그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등 크게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기아는 김진우가 완투하며 7개의 삼진을 빼앗는 등 위력을 되찾았고 1회초 이종범의 2루타가 희생 플라이로 연결되면서 선취점을 뽑은 후 5회 신동주, 6회 장성호의 솔로포로 추가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양준혁은 개인통산 네번째 세자리수 루타를 기록했다.

인천SK는 이호준의 연타석 홈런 포함 5타수5안타 7타점의 맹타와 조경환의 만루홈런 등 5홈런 18안타를 쏟아내며 대전한화를 13대7로 이겼다.

용병타자들의 가세로 원기를 회복한 부산롯데는 서울LG를 8대3으로 꺾고 올시즌 첫 3연승을 달렸으며 2위 수원현대는 꼴찌 서울두산을 8대7로 물리치고 4연승을 달렸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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