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대표경선 지역 합동연설회 열려

한나라당은 18일 오후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6명의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행사장에는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지사 그리고 지역의 다수 기초단체장들이 참석하는 등 이곳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박희태 대표와 김수한 당 선관위원장은 "자랑스런 우리 고장, TK" "어떤 지역보다 뜨겁고 열열하게 성원해 주었다"며 참석한 대의원들을 추켜세웠다. 박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해 고통스런 밤을 지새웠으나 이제 털고 일어나자"고 말했다.

0...이날 후보들은 '제2창당론', '중간세력 주도론', '세대교체론', '디지털 정당화', '정책 야당론' 등 나름의 당 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첫 연설자로 나온 김형오 후보는 "어느 역술가가 오늘 아침 전화를 걸어와 '대운(大運)이 도래해 아흐레 날에 절정을 이룬다'고 했다"며 "그 때문인지 몰라도 제주와 대구에서 첫 연설을 하게 됐다"고 시운도 자신과 함께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재오.서청원.최병렬 후보는 양복 저고리를 벗어 던진 채 모두 와이셔츠 차림으로 연단에 서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후보는 넥타이까지 풀고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양가 없는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한번도 중앙에 서지 못한 중앙대학교를 나왔지만 서울에서 두 번 국회의원을 하고 제1당의 원내총무가 됐다"고 고향사람임을 강조했다.

의성 출신으로 대구시지부장인 강재섭 후보가 연단에 서자 연호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때문에 당 선관위로부터 몇 차례 제지를 받았으며 일부 청년당원들은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강재섭'을 연호하다 퇴장명령을 받았다. 강 후보는 "우리 고향에서 4선을 만들어 길러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면서 "어느 신문에서 TK가 왕창 밀어주면 강재섭이 (대표가)된다고 하더라"며 몰표를 호소했다.

서 후보는 최병렬 후보에 대해 집중 공격을 가했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를 도와주기는커녕 필패론을 꺼내며 가장 많이 욕했던 사람들이 합종연횡해서 당원을 잡으려는 음모가 있다"며 "이런 사람을 대표시키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후보는 "TK가 양보의 대결단을 내리면 5년 뒤 집권의 길이 열린다"며 'TK 양보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영남만으론 한나라당이 승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고지인 강 후보와 이곳 출신인 이 후보 외에도 각 후보들은 저마다 TK와의 인연을 내세웠다. 김형오 후보는 "이곳은 저의 외갓집이 있고 8순의 이모님이 계신 곳"이라고 했고 서 후보는 "저의 본관은 대구 달성 서씨", 최 후보는 "대구 남산동 처녀에게 장가 들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0...또한 이날 행사장에는 대구지역 운영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해봉.박승국.백승홍 후보 등 세 명의 후보가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 행사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손을 내밀며 한 표를 호소해 당대표 경선 열기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중앙당에서 내려온 당직자들은 "대구.경북지역 운영위원 경선 분위기가 특히 뜨거운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모두 이처럼 경선을 실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나갔다면 지난해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과 같은 효과도 낼 수 있었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경선이 실시되는 곳은 대구와 경북을 포함해 7개다.

0...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연단에 선 각 후보들마다 나이 문제로 신경전이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세번째 연설자로 나선 서청원 후보는 앞서 김형오, 이재오 후보가 '50대'를 기치로 내세운데 대해 "나보고 어떻게나 나이를 먹었다고 하는지 겁이 더럭 난다"면서 "나도 60이 된지 3개월밖에 안되는데 3개월전에 선거를 했다면 나도 50대"라며 좌중을 웃겼다. 최병렬 후보는 아예 "연설회때마다 나이가 많아 좌장 소리듣기 때문에 지역출신 후보를 소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며 "강재섭 후보가 있어 5년후 우리당의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강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0...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칠곡군 왜관읍에서 경북지역 운영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도 열려 한 표를 얻기 위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정창화 경북도지부장은 "이런 열기가 반영돼 투표율이 많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투표율 제고가 자신이 지원하고 있는 강재섭 후보의 득표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했다.

이동관

이상곤

김태완기자

강재섭, 대구경북 투표율에 사활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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