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동남아 시장개척 재시동

◈대구시·중기청 개척단 파견

미-이라크 전쟁, 사스(SARS) 등으로 잔뜩 얼어붙었던 해외 시장 개척 활동이 본격 재개되고 있다.

이라크 전후 복구와 관련한 중동특수를 겨냥해 13개 시·도 중 가장 먼저 중동시장개척단을 파견키로 한 대구시는 최근 업체 모집을 끝냈고, 대구·경북 중소기업청도 사스가 진정기미를 보임에 따라 중국 및 동남아 지역 수출 활성화를 위한 아시아시장개척단을 파견키로 했다.

29일부터 7월 9일까지 이란, 이집트, 쿠웨이트 등 3개 지역 바이어들과 현지 상담을 벌일 예정인 대구시 중동시장개척단엔 최근 섬유, 안경, 전자, 기계 등 지역 13개 업체가 참가를 확정지었다.

차도르, 가비아리 직물 업체인 수월은 중동 직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

수월은 미-이라크 전쟁으로 올해 1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5개월간 수출길이 완전 끊겨 생사 기로에 섰지만 지난달말부터 수출이 재개돼 겨우 한숨을 돌렸다.

최명규 수월 대표는 "주로 일회용으로 쓰이는 차도르, 가비아리는 현지 수요가 폭발적이지만 미-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한동안 수입이 끊겼다"며 "중동 시장을 선점할 수만 있다면 그동안의 수출 부진을 단 한번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차도르 수출단가는 야드당 2달러 10센트 정도로 1달러20센트 수준인 일반 직물보다 월등히 높지만 그동안 무역회사를 통한 간접 수출로 10%정도의 커미션을 지급해 왔다며 이 기회에 직수출 루트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했다.

화랑광학은 신규 시장 개척이 목표이다.

주로 유럽, 동남아 지역에 티타늄, 보석류 안경테를 수출해 왔던 이 회사는 사스 때문에 수출길이 완전 끊겨 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김민정 화랑광학 무역부장은 "중동지역은 기후특성상 안경, 선글라스가 생활 필수품"이라며 "특히 현지시장 조사 결과 고급안경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상대적으로 값이 싼 한국제품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럽 지역이 주 수출시장인 (주)명성메카닉스는 중동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동문, 전동셔터, 도어클로저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전후 복구에 따른 신규 건축 붐으로 관련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웅기 명성메카닉스 상무는 "유럽에서도 제품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란 테헤란 등 중동 곳곳에서 아파트 건설 붐이 일고 있어 신규시장 개척에 매우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방문국가별 주요 유망품목 경우 이란은 섬유, 전자, 안경 이집트는 문구류, 주방용품, 보안용품 쿠웨이트는 건자재, 건설중장비, 일반기계, 각종 전기용품 등으로 지역 참가업체들의 주요 생산제품과 일치하는 품목이 많아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경북 중소기업청이 7월말 중국 대련, 태국, 미얀마 등에 파견할 예정인 아시아시장개척단에도 최근 섬유, 전자, 안경, 자동차부품 등 13개 지역 업체가 참가를 확정지었다.

플라스틱 사출 금형업체인 몰텍(주) 박종하 대표는 올해부터 동남아 가전, 자동차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 조기 진출이 절실하지만 사스 때문에 지난 4월부터 해외 마케팅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며 아시아시장개척단이 이 지역 수출 재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범서정공 남규동 영업차장도 "덴소, 산덴 등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주로 진출해 있는 태국 자동차 시장 경우 사스 때문에 현지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아시아시장개척단을 통해 이 지역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섬교직물 생산업체인 삼우DFC 우병룡 대표는 "사스 공포가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지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한다면 다른 기업들에 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