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스코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평일 퇴근 시간 이후는 물론이고 토.일요일에도 자매마을과 단체 등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은 물론이고 봉화, 영천, 경주 등 찾는 사람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철인(鐵人)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도내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다.
◇포스코 지역사랑 대축제
지금 포스코 직원들은 축제중이다.
먹고 마시고 춤추는 축제가 아니라 '봉사활동'에 초점을 맞춘 행사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포스코의 '지역사랑 대축제'(16~29일)에는 2만명의 임직원들이 모두 참가했다.
'사랑의 손길, 희망의 나눔'을 주제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축제는 포스코 직원 및 가족들이 자매마을이나 스스로 원하는 곳을 찾아가 환경정화, 불우이웃돕기, 경로행사, 유해환경 퇴치운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꾸며지고 있다.
제선전기정비과 직원들은 25일 포항시 구룡포읍 하정리 마을에서 개장을 앞둔 해수욕장 주변의 쓰레기를 모두 청소하고 내친김에 이 마을 노인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24일 회원 50명과 함께 포항시 전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지압, 안마, 침술 등 건강보조 활동을 벌인 사내 동아리 한빛봉사회 소속의 김혁진(46)씨는 "주민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날에는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그지없이 가뿐하다"며 "더불어 사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중씨 등 25명의 인재개발원 직원들은 27일 경주시 강동면 복지시설 '예티쉼터'를 찾아 목욕봉사와 세탁 및 축대보수 등 묵혀두었던 일들을 한꺼번에 해 낼 작정이다.
◇연간 8회 이상, 연인원 15만명 참가
포스코는 최근 전사차원의 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모든 사원들이 사정에 맞는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강창오 단장(포스코 사장)은 "민족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소외계층에 눈길과 손길을 더 많이 돌리고 환경보전 등에 대한 노력과 투자를 늘리겠다"며 "봉사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더 많이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연인원 15만1천400명이 각종 행사에 참가해 1인당 평균 8차례 이상 참가실적을 보였다.
태풍 루사로 인한 호우피해가 극심했던 작년 가을에는 수재의연금 15억원 기탁과 별도로 비가 멈추자마자 대부분의 직원들이 덤프트럭과 소방차를 동원해 자발적인 복구작업에 참가하는 등 총력지원 체제를 가동했다.
특히 피해가 컸던 김천시 대덕면에는 헬리콥터를 동원해 구호품을 실어 나르고 가옥복구와 급수, 방역, 의료지원 활동을 벌여 정부와 자치단체를 능가하는 위기대처 능력을 발휘해 전국적인 귀감이 되기도 했다.
현재 포스코 안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직원들의 봉사단체는 168개에 이르고 1만7천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 살 수 없다
포항과 광양을 주축으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포스코는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기업도 지역사회를 떠나 살 수 없다'는 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지역사회의 발전 없이는 기업의 존재가치나 발전도 무의미하며, 포항과 광양 등 지역사회의 발전이 곧 포스코의 발전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이다.
포스코가 전사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봉사단을 조직한 것도 '봉사가 가진 자의 여유'가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해 공익적 기업으로서 포스코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
이처럼 더불어 잘사는 사회라는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포스코가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 2000년에는 636개 그룹 2천700여차례였던 활동실적이 2001년에는 1천500개 그룹 3천500여회로 늘었고, 다시 작년에는 2천400개 그룹 4천500회로 증가했다.
박승대 섭외실장(봉사단 사무국장)은 "학술.체육.문화.환경.자매결연 등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의 대상과 분야를 더욱 넓힐 계획"이라며 "전사원을 '아사모'(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가는 모임) 회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요"
포스코가 본격적인 사회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91년 지역마을.단체 등과 자매결연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회사와 지역간 정책적인 문제로 인한 마찰을 빚기는 했지만 일반 주민들과 회사의 우정과 우애는 10년을 넘기면서 익을 대로 익었다.
지난 10여년간 포스코부인회와 일반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포항시 대잠동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 김진숙 원장은 "외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지체장애인들에게 포스코 봉사자들은 가족같은 사람들"이라며 고마워했고, 권유숙 포항시 상대1동 부녀회장은 "자매관계인 기계수리과 직원들과 함께 소년소녀가장이나 홀몸노인 등 마을내 불우이웃 돕기를 펼치면서 내내 감동하고 있다"며 진한 동지애를 느낀다고 했다.
이밖에 김진관(신광면 새마을 지도자)씨, 박설자(아가페 사랑의 집)씨, 김헌달(기계면 미현리 이장)씨, 권순남(포항시 자원봉사센터소장)씨 등 철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지역민들은 "주고받는 사랑의 부피만큼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라며 포스코와의 우정을 높게 평가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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