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병렬 체제 대여관계 어떻게 풀까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체제의 출범은 향후 정국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앞으로의 여야 관계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점이다.

한나라당은 보수층을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대선 패배이후 진보세력의 약진 때문에 보수색채를 가능한한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이번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 대표는 모두가 인정하는 보수주의자다.

스스로도 이를 분명히 밝혀 왔다.

대선 이후 진보의 유행시대에 이는 정치적 자살을 가져올 수도 있는 도박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분명한 보수색채로 무장하고 대여 관계에 임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을 뜻한다.

최 대표는 이같은 색깔 무장을 바탕으로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찬성과 반대가 분명한 야당을 표방해왔으며 대북.외교, 경제, 사회 등의 현안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시각들을 노출해왔다.

따라서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여야는 많은 마찰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침에 대해 최 대표는 "야당의 존재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겠다"며 새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노 대통령에게 당적과 신당추진 포기도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모두 청와대가 수용하기 힘든 것이다.

그동안 물의를 빚은 장관들에 대한 문책 방침도 분명하게 했다.

최 대표는 27일 첫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야당이 나아갈 길을 가되 여당을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경제를 살리는데 힘을 보태겠다"면서 "그러나 이에 역행하는 국무위원에 대해서는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대표가 '개혁적 보수', '합리적 보수'를 주장해왔고 여권에 대해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여야 관계가 경색 일변도로만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최 대표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강성이미지를 의식, "민생문제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하겠다"며 사안별 분리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적 협조'는 결국 반대입장을 굳힌 사안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한나라당 내부의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이후 보수를 넘어 수구의 이미지가 덧칠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 대표도 이를 인정, '한나라당이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겠다'면서 당 개혁을 주장해왔다.

이런 점에서 내년 총선을 겨냥, 현역의원을 포함한 대폭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출신 의원 등 당내 개혁파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용할지 관심거리다.

당장 다음주 탈당을 예고하고 있는 개혁파 의원들을 어떻게 붙잡느냐가 문제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다른 문제는 몰라도 개혁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자"고 말해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고 당의 기반이 보수층인 이상 이를 무시하고 무턱대고 개혁파 위주의 물갈이를 할 수도 없다.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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