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구벌 인정, 지구촌에 떨쳐보자

2002년 월드컵대회 성공 개최에는 누구보다도 묵묵히 땀 흘리며 그 이면을 책임졌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큰 역할을 했음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번 대구 U대회 성패를 좌우할 역군으로 주목되는 것도 바로 자원봉사자들과 서포터스들. 이들의 활동상은 대회의 얼굴이며 대구 시민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간주될 정도이기도 하다.

이들은 '민간 외교관'으로서 각국 임원.선수단 지원.안내, 경기장 내 안내.응원, 거리.공항.역.버스터미널.호텔 등 외국인 출입이 잦은 곳에서의 안내, 교통 안내, 관광 명소나 문화행사장에서의 안내 등을 통해 한국과 대구를 '편안하고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게 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힘

U대회 개막 꼭 일년 전에 맞춰 지난해 8월21일부터 2차에 걸쳐 진행된 자원봉사자 모집 때는 첫날에만 1천700여명이나 지원, 대구 시민의 높은 참여 의식을 보여줬었다.

자원봉사 이용찬 상황실장은 "대구.경북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치러지는 행사여서 자원봉사자 수급을 우려했었으나 월드컵 열기가 이어진 탓인지 오히려 필요 인원을 초과해 지원하는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놀라워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발돼 지난 5월31일 발대식을 가진 9천640명의 U대회 자원봉사자들은 담당 부서 배정이 완료돼 현재 해당 부서별로 직무교육과 현장 적응교육을 받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중도 이탈자 없이 경기 마지막 날까지 원활하게 대회 운영에 참가토록 하는 것. 부산 아시아게임 때 처럼 결원이 생기면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 지금부터가 또한번 중요해진 것이다.

그때문에 이 실장은 "다른 대회 때와 달리 개개인의 희망 분야와 능력.거주지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곳에 배치하는 수작업을 거치고, 각 운영본부 별로 자원봉사자 동아리를 조직해 친목을 도모토록 하는 등 이탈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실장은 "자원봉사자들의 열의와 현재까지의 교육 참여도를 볼 때 U대회는 어느 국제행사보다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대회 운영을 지원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실비 수준의 급식.교통비.수당을 지급하고 대회 후 참여 증서와 감사패.표창장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시민 서포터스가 응원한다

시민 서포터스 구성도 마무리됐다.

1국가 1서포터스 구성을 원칙으로 주민.자치단체들에 170개 참가국 서포터스 배정을 마치고 조직 구성도 완료한 것. 시민 서포터스에는 모두 2만4천794명이 신청했으며, 북한 서포터스를 맡게된 달성군 경우 2천여명의 시민이 참가를 신청해 민족애를 다시 확인케 했다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시민서포터스는 오는 22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서포터스 회장단 간담회', 30일 대구체육관에서 합동발대식 등을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 앞으로 운영.응원.안내 등 분과 영역으로 조직을 세분화하고 응원 도구 마련, 응원 구호 제정, 응원 연습 등에 몰두할 예정이다.

남은 과제는 서포터스들에 대한 교통 편의 제공과 통역 문제 해결. 대구시 자치행정과 권오곤 과장은 "서포터스들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 시키기 위해 경기장 이동을 도울 교통편 제공과 통역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서포터스로 활동하게 될 김종문(56.대구 노원3동)씨는 "시에서는 가능한 한 공항 환영행사에서부터 경기가 없는 날의 관광 안내, 저녁식사 대접, 출국 때 기념품 전달 등에까지 신경써 달라지만 금전적 부담이 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때문에 권 과장은 "특히 해외 진출 기업들이 통역이나 자동차 등을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면서 "서포터스 활동을 통해 참가국에 대한 우호와 관심을 표시함으로써 기업 활동에서도 더 발전적인 관계로 진전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주부들도 나섰다

새마을부녀회원 600여명은 선수촌 침구 정리와 객실 청소를 맡았다.

청소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꺼려하는 분야이고, 선수들 안전을 위해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는 선수촌 특성때문에도 '아줌마 부대'가 나서는 게 좋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 지난달 27일 선수촌에서 자원봉사 교육을 받은 노원3가 새마을부녀회 유재분(52) 회장은 "한국 아줌마의 힘을 발휘해 선수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19개 농협별로 조직돼 있는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회원 500여명이 환경지킴이 자원봉사 발대식을 가졌다.

이들은 U대회가 깨끗한 환경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경기장 주변 하천이나 동네에서의 쓰레기 줍기, 화단 가꾸기 등 봉사활동을 할 예정. 지난 월드컵 대회때도 환경지킴이로 활동했던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주부들이 앞장 서서 모범 보이려는 생각으로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첫번째 모임을 갖고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월드컵경기장) 주변 청소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달성군여성단체협의회 김춘자(60.화원읍) 회장은 "내 고장에서 처음으로 주최하는 국제스포츠 행사인데다 자식뻘 되는 대학생들의 축제라 내 자식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열심히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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