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악! 깍!…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는 속설에 따라 길조로 대접(?)을 받아오던 까치가 이젠 농촌지역에서조차 얄미운 천덕꾸러기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땀흘려 가꾼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전기 합선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찍혀 산란기인 3∼5월 사이에는 유해조수로 분류돼 포획되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합천지사는 올해에도 경찰서의 허가를 받아 공기총을 소지한 인부 5명을 고용해 무려 6천여마리를 포획, 1천800여만원(1마리당 3천원)의 인건비를 들였다.
농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참다 못해 포획허가와 관계없이 '까치와의 전쟁'을 계속 벌이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특작농과 과수농가에서는 "크고 맛있는 과실만 골라 쪼아대는 얄미운 까치에 치를 떤다"며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최근 한 농자재회사가 개발한 일명 '까치 통발'이 인기를 끌면서 농촌 들녘이나 과수원 등 곳곳에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까치가 '텃새'라는 점을 이용, 일망타진하는 기발한 착상이다.
사각의 철구조물에 그물망을 씌워, 들어가는 입구는 좁게 하고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이동식이며 설치가 간편할 뿐 아니라 인력투자가 필요없다.
그 속에는 먹이와 물, 필히 타지에서 분양한 까치 몇 마리가 미끼(?)로 갇혀 있다.
텃새를 부리려는 동네 까치들이 낯선 까치를 쫓기 위해 떼지어 공격, 좁은 입구를 뚫고 들어가 전쟁을 벌이지만 몽땅 통발에 갇히는 미꾸라지 신세가 되는 원리다.
합천군 율곡면 제내리 황강딸기작목회 집하장 주변에 설치한 통발에는 하루 평균 5~7마리씩 생포돼 그 중 일부는 타지역에 분양되기도 한다.
작목회원들은 "까치들이 저절로 찾아와 잡혀주는 꼴"이라며 "속임수 같아 불쌍하기도 하지만 농가 피해가 엄청나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 합천지사 배전과 정순홍(40)씨는 "어쩌다 길조로 사랑받던 까치가 푸대접받는 신세로 전락돼 안타깝기도 하지만 까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매년 예산을 늘려서라도 포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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