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사업가' 고령에 대학설립 현혹 투자자 "수억 날렸다' 진정

중앙 정·관·학계 유력인사들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운 자칭 재미사업가가 대학설립·레저타운 조성 등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을 공언하자 자치단체까지 덩달아 관련 예산까지 수립했으며, 이에 현혹된 투자자들이 수억원씩을 날렸다고 주장해 수사당국이 사기혐의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001년 10월 (사)한국학술연구회 대표 조모(65)씨는 재미사업가로 자처하며 고령군 다산면 벌지리 일대 25만평에 1천억원을 투자해 코텍(KOTECH)대학을 2004년 개교할 예정이라며 부지 매입 예약금 2억원을 고령군에 예탁했고 군은 대학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시 조씨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대학설립을 후원하고 스탠퍼드대학 등 미국의 3개 대학이 학교운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같은 내용이 일부 지역 일간지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또 고령군은 학교 설립예정지 도로개설을 위해 100억원의 사업 예산까지 수립한 것은 물론, 군수·부군수 주관으로 수차례에 걸친 주민 설명회까지 개최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이와관련, 이의근 경북도지사와도 만났으며, 경북도와 학교 예정지에 대한 국토이용계획변경 문제까지 논의했다고 말했으나 이 지사는 만난 사실만 확인해줬다.

대학설립이 기정사실처럼 되자 조씨는 학교 예정부지 상가·택지 2천평 제공을 조건으로 최모씨(35·대구시 달서구 장기동)로부터 현금 6억원을 받았는가 하면, 또다른 피해자로부터 사문서 위조(피해액 8억원 추정) 등으로 검찰에 고소를 당한 상태이다.

조씨는 또 속초에 해양레저타운 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선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같은 사례나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 고령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무것도 진행된게 없어 대학 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했고 교육인적자원부 담당자도 "설립 인가 등 진척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인탁·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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