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명가수 남편.무용수 아내 이야기

'돈도 없고 미래도 크게 밝지 않지만 그래도 사랑이 있으니…'.

KBS 인간극장은 7일부터 무명 가수인 남편과 잘 나가는 무용수인 아내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유리와 세남자'(밤 8시 50분)를 방송한다.

일찍이 가수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었으나 10년 넘게 무명가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정삼(32세)씨. 그의 곁에는 현대판 평강공주인 김유리(31세)씨가 있다.

빼어난 몸매에 귀여운 말괄량이인 유리씨는 모 방송국 무용단원이다.

그녀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인 탓에 아르바이트를 위해 각종 공연을 다니느라 동분서주한다.

한편 아내의 매니저이기도 한 정삼씨는 집안 청소와 요리를 도맡아 할 뿐 아니라 채소를 가꾸는가 하면 종종 노래방을 찾아 노래 연습을 한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팔자 좋은 베짱이 같은 남편 정삼씨. 그러나 정삼씨는 벌써 3집 음반까지 발표한 트롯 가수다.

그러나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는 무명 신세고 틈틈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벌이지만 하는 일마다 실패의 연속이다.

게다가 음반작업까지 하다보니 빚만 늘어가고 있다.

유리씨는 이러한 남편을 위해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아기 갖는 것도 미룬 채 남편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이 집에는 정삼 외에 두 명의 남자가 더 있다.

형편이 어려워 함께 사는 유리의 오빠 김우영(33)씨와 시동생 정석(26)씨. 조용한 성격의 미남 우영과 듬직한 곰 타입의 정석씨는 외모가 다르듯 식성까지 판이하다.

오이지나 나물 같은 담박한 음식을 좋아하는 오빠와 달리 시동생은 통닭이나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이렇게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 유리와 정삼은 가끔 신경전을 펴기도 한다.

때로는 어린 아이 같기도 하고 때로는 천군만마처럼 든든하기도 한 세 남자. 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남편의 후원자로 바쁜 삶을 사는 유리씨. 그리고 언젠가는 대박을 터뜨려 아내를 정말 공주처럼 모시고픈 정삼씨. 그들은 늘어가는 카드 연체 독촉장에 눌려 지내지만 하루하루의 생활에 늘 생기가 뭍어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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