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원전문기자 김정식의 시각-오페라하우스의 지향점

오는 8월 7일로 다가온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개관은 대구지방사회의 문화적 자존심으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대구에 반듯한 미술관 하나 없다는 것은 또 다른 유감으로 돌릴지라도 이제 오페라 전용 공연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그만큼 자랑스럽고 문화예술의 잠재적 상징성을 엿보게 하는 일이다.

1천500객석에 450여 평의 이동식 무대와 최첨단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는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기대감에 도심 속에서 맑고 푸른 호수 하나를 바라보는 정감이 인다.

세계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시드니오페라하우스를 부러워하고 공연예술의 메카로 자처하는 카네기홀을 떠올려보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것들과 견줄 필요도 없거니와 애써 그 방법론에 얽매일 까닭도 없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스스로 창출 가능한 음악적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지역사회의 창악적 수요를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면 만족할 일이다.

그러기 위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첫째는 접근성이다.

침산동의 제일모직 터에 위치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봉산미술거리나 신천개울, 두류공원이나 월드컵 공원과의 연계가 어렵거니와 그 주변 환경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원천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접어두어야 할 일이기에 다른 각도에서 생각을 모아야 할 것이다.

예컨대 대구역을 비롯한 북부지역의 교통망과 컨벤션센터 등의 국제적 규모의 전시시설과의 연계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리적인 여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운영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얼마나 음악적으로 밀착하여 현재적 수요자와 미래 잠재층을 끌어당길 것인가에 있다.

또한 운영의 개방주의는 물론 작품 기획과정에 오페라 애호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작품공급자와 향수자 간에 정서적 접근을 용이하게 하여야 침산거리가 대구 음악의 중심거리로, 나아가서는 대구를 오페라의 도시로 성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시장지향성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삼성이 대구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나 그 운영권은 대구시에 있다.

문화예술 정책은 한 나라의 행정문화의 소산이기에 나라마다 그 지원과 통제 방식이 다르다.

우리처럼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하였거나 예술창작의 문예진흥기금 의존도가 높은 사회에서는 공연예술을 쉽게 시장기능에 맡겨놓지 못한다.

그러나 정부의 보호나 관 주도적 예술행정 속에서는 참다운 예술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다행히 다수의 전문인력을 포함한 32명으로 출범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조직은 매우 의욕적으로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성급한 주문인지 모르겠으나 전략적 비전 구성은 물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제작과 마케팅에 시장적 마인드를 접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애호가는 결코 그 외형적 규모에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명성은 어디까지나 작품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향수자를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으로 얻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셋째는 사회교육적 역할이다.

시민의 문화적 욕구의 신장과 다양성에 따라 각종 문화 공간의 기능은 사회교육 지향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와 함께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전문오페라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오페라의 이해를 위한 시민교육의 장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멀티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점진적으로 앎의 사회로부터 느끼고 즐기는 사회구조로 이동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이제 대구사회는 오페라를 앞세운 음악예술이 그 구조변화의 촉진자로 자리 매김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gasan3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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