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중고 섬유...-염색업계=(3)선광염직

선광염직은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미래 생존 전략으로 선택한 기업이다.

3년전부터 자동화 기반을 구축해 온 선광은 이 분야에선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염색업체다.

지난해 12월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이 선정하는 'INNO-BIZ(기술혁신)' 업체로 뽑혔고, 지난해 2월과 올해 2월 두차례에 걸쳐 미국 이글사(社), 영국 시카스사로부터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을 인증 받은 바 있다.

비산염색산업단지내에 위치한 선광 염색 공장을 둘러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게 터치패널이라 불리는 소형 단말기로 바로 이 작은 기계가 기존 생산체제의 대혁신을 주도했다.

현장 작업자는 해포기, 연속정련기, 텐터기, 검사기 등 각종 염색기계와 한쌍으로 별도 설치돼 있는 터치패널상의 메뉴를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현재까지의 작업시간, 가공절수, 가공수량, 감량률은 물론 수주량에서 투입일자 및 납기일자까지 바로 확인 가능하다.

또 터치패널을 이용하면 불균염, 불순물, 물빠짐 등 모든 작업 상황 파악이 실시간 가능해 불량률과 오차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선광의 자체 조사 결과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서류작업시간은 자동화 이전보다 38.8% 감소했고 데이터 도입 시간(38.6%), 정보분석비용(34.9%), 고객만족도(31%), 예측정확도(30.2%) 등이 몰라보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광의 이같은 생산체제는 'POP(Point of Product;생산시점관리)라 불리는 최첨단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의 하나이다.

POP는 메인 서버에 관리PC(영업 및 수주관리, 입출고 및 공정관리), 실험실PC(처방전관리, 배합관리), 조제실PC(염료관리), 검사·출고관리PC, 염색기PC, 공정관리 터미널(준비, R/W, 염색, 텐터 등)을 연결해 각 요소별 작업내역을 통합하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한 획기적 시스템이다.

선광의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 구축엔 어려움도 많았다.

처음 1년간은 용역업체를 통해 자동화를 시도했지만 IT업체는 염색기술을, 염색업체는 IT기술을 잘 몰라 시스템 도입이 지지부진했다.

엄광빈 선광염직 대표는 자체 IT회사인 (주)위저드정보시스템을 별도 설립하고 나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디지털 자동화가 시작됐다고 했다.

IT와 염색기술의 효과적 연계가 가능해지면서 섬유검사시스템, 출고관리시스템, 라벨제작시스템, 섬유전자분해시스템, 섬유공정 모니터링시스템 등 각종 염색 공정 자동화 프로그램이 잇따라 개발된 것.

디지털 자동화 2단계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중인 선광은 앞으로 원사, 제직, 염색, 봉제, 패션의 공급 및 유통망을 일원화하는 SCM체제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다.

"염색업체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생산 및 기술 인력의 절대부족이지만 인력난 해결을 위한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자동화 투자는 너무나 미흡합니다".

엄광빈 대표는 "지역 섬유업체들이 재도약하려면 우선 지역 기업인들의 마인드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변해야 산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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