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대전~부산 11월 시운전

7월 중 시설물 완료...내년1월 상업시운전

대구 등 통과 도시의 존립 양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경부 고속철 1단계 개통 시점이 내년 4월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동대구 구간 새 노선 건설 및 기존노선 전철화 작업이 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대전∼부산 구간에 11월부터 고속철이 시운전되고, 내년 1월부터는 상업 시운전이 시작될 예정이다.

고속철도 건설공단 관계자는 8일 "고속철이 기존 경부선 철로로 옮겨 달리도록 돼 있는 지점인 칠곡 신동부터 동대구까지의 기존선 전철화 및 일부 궤도 설비 등 시설물 공사가 이미 완료돼 선로 전환점 분기기 설치 작업까지 이달 중 완료되면 대전∼동대구 구간의 고속철화 건설 공사는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동대구∼부산 사이도 다음달까지는 선형 개선 등 선로 작업이 완료돼 전압 안정화 등 절차를 거쳐 11월부터는 대전~부산 구간에 KTX 열차를 투입해 시운전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부 고속철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고속철 평균 시속이 154㎞로 높아져 서울∼동대구 구간 주파 시간이 새마을호보다 1시간30분 이상 줄어든 1시간39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2단계 사업(서울∼부산 전구간 고속철화)이 완료되지 않아도 서울과의 교통 거리가 급격히 좁아져 대구는 시민 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대구 1시간 39분으로 단축

경부 고속철 1단계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고속철도 건설공단은 10월 말까지 선로에 흐를 전압 안정화 작업을 한 뒤 11월엔 대전~부산 구간에서도 고속철 시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막바지에 이른 1단계 사업

경부고속철 사업은 서울~칠곡(신동) 사이에 고속철 전용선로를 건설하고 칠곡∼부산 사이는 기존 경부선 철로를 전철화해 이용토록 하는 1단계와, 서울∼부산 전구간에 고속철 전용 선로를 개통시키는 2단계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1단계 사업 중 대전 이북 구간 건설공사는 완료됐다.

대전∼동대구 구간 일부 궤도 부설 및 전철화 작업은 지난달 말 현재 94%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고 건설공단 관계자가 전했다. 이 구간에서도 기존 경부선 궤도 보강 및 전력 설비 등 시설물 공사는 완료됐고, 기존 경부선 국철 선로로 옮겨 달려야 하는 연결점인 대전~옥천 및 신동~칠곡 구간에 분기기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들 공사도 이달 말까지는 완료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동대구~부산 구간을 전철화하는 작업은 두어 군데서 지체되고 있다고 했다. 하나는 동대구~고모 구간. 대구선 이설 작업과 맞물린 탓이다. 철도청은 고모역에서 동대구로 향하는 상행선 일부 선로를 새로 깔면서 전철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간 작업 역시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끝낼 예정. 또 경산∼청도~상동, 밀양~삼랑진 구간에서는 열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선로를 바로잡는 선형 개량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공정은 93.7%. 역시 다음달 초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서상교 고속철도 건설사업소장은 "11월부터 두 달 동안 대전~동대구, 동대구~부산 구간에 각각 고속열차를 투입해 설비시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내년 1월부터는 영업시운전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 12조7천377억원이 투입되는 경부고속철 1단계 사업은 총 409.8㎞ 중 서울∼동대구 292.4㎞는 신설 철로로, 동대구∼부산 117.4㎞는 기존 경부선을 전철화해 운행토록 돼 있다. 착공 12년만인 내년 4월 개통이 목표. 1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고속철 평균 시속은 154㎞ 정도로 서울∼동대구를 1시간39분만에 달려 새마을호 주파 시간의 절반으로 감소된다.

◇2단계 사업 추진 상황

2단계 사업은 18조4천358억원을 들여 대구.대전 도심 구간 및 대구∼경주∼부산 구간에 고속철 선로를 신설하고 경주역사를 건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고속철의 평균 시속은 213㎞, 최고 시속은 300㎞에 달하게 돼 서울∼부산을 1시간56분만에 달릴 수 있게 된다. 1단계 개통 때보다 한 시간 가량 더 빨라지는 것. 그럴 경우 기존 경부선은 화물 수송 위주로 운용될 예정이다.

2단계 사업은 2008년 조기 완공 방침에 따라 지난해 6월 조기 착공돼 대구 이남 18개 공구 중 8개 공구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 부산 금정산 일대 2개 공구(21km) 공사는 민원때문에 지난 3월 중단됐고, 천성산 일대 2개 공구에 대해서는 지난 2월 대안 입찰 설계 평가를 실시했으나 불교계 등의 요구에 막혀 낙찰자 선언이 유보되고 있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은 천성산을 통과하는 울주∼양산, 금정산을 관통하는 부산 청룡동 구간 등이 건설되면 지하수가 유출되고 습지가 마르는 등 환경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고 사찰 수행에 방해 된다며 노선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대안선 검토 및 기존선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양산천 및 경부고속도와 병행해 달리게 하는 안을 기본으로 대안을 검토 중이다. 위원회의 결과 보고서가 제출되면 총리실에서 다음달 초까지 사업 방향을 설정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

◇고속철 개통되면 뭣이 달라지나?

고속철도 건설공단은 2단계 사업이 완공되면 여객 수송 능력은 3.4배, 컨테이너 수송 능력은 7.7배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고속도 이용객을 고속철로 흡수해 자동차 교통 사고가 감소하고 운행비가 절감되는 등 연간 2조4천억원의 사회.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토 발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속철도 건설공단은 인구의 지방 분산 및 기업의 지방 이전이 촉진돼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인적교류 증가로 수도권에 집중됐던 정보가 지방으로 신속히 파급돼 지역 간 정보 격차가 완화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역에서는 고속철이 개통될 경우 대구의 경제.생활권이 서울권으로 급격히 흡수됨으로써 자립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진작부터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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