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사이드 스토리-교촌치킨

"철물장사, 서적노점, 실내 포장마차, 택시운전 등 힘든 밑바닥 생활이 창업 이후 고난 극복의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에 위치한 교촌 F&B의 권원강 대표(52)는 교촌치킨 창업 성공비결을 한마디로 젊은 시절의 고생에서 찾고 있다.

그 자신이 제일 어려운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새로 가맹점을 내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실패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루 24시간 일하던 택시운전 시절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새벽 5시에 출근할 경우 오전7시에 피로가 급습, 진통제를 먹어가며 일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개인택시를 팔아 마련한 3천300만원으로 시작한 통닭집이 현재 교촌치킨의 모태가 된 셈이다.

창업후 약 2년간은 하루 통닭 2, 3마리를 팔며 또다시 모진 고생을 겪게 된다.

한달 전기요금 5만원을 못내 단전직전에 돈을 마련, 겨우 모면한 경우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가 생각해낸 홍보방법이 114 안내원들에게 교촌치킨의 전화번호를 하루 10여차례 물어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홍보의 성과로 안내원 4명이 통닭을 주문했을 땐 요리과정뿐만 아니라 배달에 있어서도 모든 정성을 다했다고 말한다.

한여름 배달을 할 때도 요리가 식지 않도록 에어컨을 켜지 않는 것은 물론 창문까지 꼭꼭 닫고 가서 돌아올 때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후 차츰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일점포지만 유니폼에 교촌이란 상호를 깔끔하게 새겨 배달중에도 홍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터득한 권 대표의 좌우명 중 하나가 '모든 정성을 다했을 때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촌이 개발한 간장소스도 오래전부터 재래시장에 있었던 것을 마늘, 생강 등을 넣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고급화한 것이라고 말한다.

권 대표 자신의 오랜 노점상 생활을 바탕으로 가장 한국적인 맛을 개발한 셈이다.

권 대표의 또 다른 창업 원칙은 아이디어 개발과 정직이다.

간장소스 개발 이후 손님이 하나둘씩 늘어나자 포장용지를 고급화한 쇼핑백과 플라스틱 깍두기 용기를 사용, 다른 치킨점과의 차별화에 성공하게 된다.

육계 또한 다른 가게에서 1.3㎏짜리를 쓸 때 교촌은 1㎏짜리를 사용해 부드러운 육질을 제공하게 된다.

닭고기 공급이 모자라 600~700g짜리가 나올 때도 교촌은 눈앞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두 마리로 1박스를 만들어 소비자와의 신뢰를 더 두텁게 쌓아나갔다.

권 대표는 정말 정직했을 때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촌은 가맹점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퇴직금, 아파트 매매금 등으로 마련한 창업자금을 마지막 재산으로 보고 철저한 상권분석 이후 점포를 내주고 있다.

현재 총 가맹점이 700개가 넘었지만 폐점률이 0%이며 현금흐름이 좋아 부채가 없다고 한다.

지난해말 본격적으로 진출한 서울가맹점이 200여곳에 이르고 있다.

권 대표는 부산 서면 직영점을 중심으로 매운맛 소스, 닭고기 바비큐 등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새로운 맛과 신제품으로 미래의 '히트작'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3분기부터 중국, 유럽 등 해외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시장 공략에 성공한 '교촌치킨'은 이제 세계속의 프랜차이즈 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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