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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교육섹션-음악이야기 수행평가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기말 고사를 전후해 수행평가로 인한 진풍경이 벌어진다.

미처 수행평가 과제물을 제출하지 못한 학생들은 방과 후에 남아서 과제를 해내느라 고역이다.

이렇다 보니 때때로 학생들의 늦은 귀가로 학부모들의 원성도 듣게 된다.

마치 교사가 학생들을 일부러 늦게 귀가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까지 사게 되는데, 사실은 정반대의 현실이다.

일선 학교에서 '수행평가'에 0점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내부 규정 때문에 교사들은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 학생들을 어쩔 수 없이 방과 후까지 남겨서 과제를 받아야 한다.

그런 아이들 대부분은 어느 특정 한 과목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수행평가가 있는 과목이면 어김없이 비슷한 상황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주당 수업 시간이 1시간 정도가 고작인 음악, 미술 교과의 교사들은 많은 학급을 맡고 있기 때문에(1인당 보통 15∼ 20학급) 수행평가 과제 처리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이유가 있다.

예전의 대부분 평가가 학생이 '무엇을 알고 있느냐'에 초점을 둔 것이라면 수행평가는 학생이 '어떻게 알게 되는가'가 중요한 관건이 된다.

따라서 수행평가는 수업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중시하고, 학생들을 단편적인 영역에서 일회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학생의 변화, 발달 과정을 종합적으로, 전체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므로 수행평가로 인한 문제의 본질은 수행평가 그 자체가 아니라, 수행평가를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3학년 학생들의 음악 수행평가는 전통음악 단가 부르기와 대중음악인 랩 만들어 부르기를 시도해 보았는데, 기대했던 이상으로 학생들의 호응도는 좋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렵게만 생각하고 막연해 하던 학생들이 막상 그 과제를 재미있어 할 뿐 아니라 그 수업을 통해 다양한 음악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제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수행평가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학교와 함께 학생들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인내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언영(대구음악교과모임 회장.월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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