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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교육섹션(교실 밖 교실)-밖에서 배운다-도심지의 신천

비슬산, 팔조령, 우미산 등에서 흘러온 신천은 파동 인근에서 도시형 하천이 된다.

가창 용계교에서 금호강 합류 지점인 침산교 부근까지 대구 시민 절반의 인구가 신천과 이웃하며 함께 살아간다.

신천은 오랜 세월 흐르면서 용도와 모양이 많이 바뀌었다.

1778년을 전후해 신천의 모습이 크게 바뀌었고, 다시 1960년대 도시화 이전 모습, 1980년대까지 개발성장 기간의 모습, 2000년대 들어서의 모습이 다 다르다.

크게 봐서 옛 사람들이 신천 속에서 삶을 함께 했다면 지금의 신천은 보호하고 가꾸어야 할 대상으로 남아 있다.

▲지형적 모습

현재 신천은 가창 용계교에서 침산교까지 길이 12.5㎞, 면적 165.3㎢의 준용하천으로 하루 10만t 가량의 물이 흐른다.

신천에는 가창 용계교에서 침산교까지 15개의 다리와 잠수교가 있고, 수중보 14개가 설치돼 있다.

용두골, 고산골에서 내려오는 계곡물과 동신교 옆으로 흐르는 범어천 등이 신천으로 흘러들며 신천의 몸집을 키운다.

신천은 대구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경사가 급하다.

용두교 인근이 최하류에 비해 42m나 높다.

아파트 12층 정도의 높이. 하지만 하천 길이가 12.5㎞에 불과해 물살이 빠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천에는 물을 저장하는 기능이 강한 수중보가 14개나 되는 것이다.

옛날의 신천은 대구 시내로 흘렀다.

상대적으로 하천의 길이가 길고 경사가 완만해 물이 불면 금방 홍수가 났다.

지금의 신천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높은데다 직선으로 돼 있어 그만큼 홍수 피해에서 벗어났다.

▲생태 환경

신천은 대구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천 동서쪽의 도로는 도심의 소통을 원활히 해 주고, 물길 주변으로 난 하수로는 대구의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여가와 휴식 공간으로서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하수처리시설의 발달로 2급수를 유지하여 여러 수중 생물들의 서식처가 됐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나친 콘크리트 제방과 비생태적 설계로 신천이 사막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홍수가 나면 물을 저장하는 자연댐, 미생물을 통한 정화작용, 대기온도와 습도 조절 등의 역할은 거의 못한 채 미관상의 하천으로만 남게 됐다.

얼마전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천에는 11종 약 400여 마리의 조류가 있다.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은 257마리, 논병아리 38마리, 넙적부리오리 20마리, 쇠백로 17마리, 청둥오리 15마리 순이다.

까치와 백할미새, 검은등할미새, 쇠오리, 알락오리, 고방오리 등도 드문드문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중생물로는 잉어, 붕어, 참붕어, 참몰개, 메기, 피라미, 갈겨니, 가물치 등 8종류가 발견됐다.

신천의 최하류 침산교 부근에서는 돼지풀, 망초, 기생초 등 12종의 국화과 식물을 비롯해 명아주과와 배추과, 콩과 마디풀과 비름과 등 10과 22속 29종 2변종을 볼 수 있다.

신천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역에서는 특히 망초류를 비롯해 개보리, 미국개기장, 좀명아주, 흰명아주와 같은 벼과나 명아주과 식물이 많이 보인다.

▲교육 환경

신천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는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하천과 관련한 교육장, 생태 체험장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운동.휴식시설만 즐비할 뿐 교육시설이라고는 '신천의 생물'이란 안내판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나마 안내판에 소개된 동식물을 관찰하기도 힘들다.

신천을 훌륭한 교육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몇 곳을 선정해 자연학습장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용두교와 가창교 사이, 신천과 금호강이 만나는 침산교 하류 지역 등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대구시 등의 관심이 절실하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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