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수리 인부들 따뜻하게 대한 판사 모습에 흐뭇

며칠 전 잘 아는 선배가 들려준 한 법관 가정의 얘기를 듣고 온종일 마음 든든하고 흐뭇함을 느꼈다.

그 선배는 집수리 공사를 하는 분인데 얘기 끝에 "여태 남의 건물 수리 일을 해 왔지만 이번처럼 기분좋게 일해본 적은 없었다"는 자랑에 솔깃해져 귀기울였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단독주택에서 집수리를 했는데 그 집은 김 모 판사님의 댁이었다고 한다.

집수리 위탁을 받아 일을 하는 도중에 여러 차례 그 부부와 마주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꼭 인사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고하십니다", "어떤 걸 드시고 싶으세요?" 등 격려를 쉬지 않으면서 간식과 먹을 것을 직접 챙겨주시곤 했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일꾼에게도 인격과 예우를 지켜가면서 그 고마움을 전해줄 때 노동으로 인해 쌓였던 피로가 금방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 선배는 노동을 해도 기분 좋게 신바람나게 일을 할 수 있었고 주문받은 일을 거의 마쳤지만 더 할 일이 없는지 살피게 되었다고 한다.

이리저리 흩어진 쓰레기를 정돈해주니 그 판사님도 작업복을 입고 같이 일을 거들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또 집을 둘러보니 이웃집 키 큰 나무가 담을 넘어와 가지치기까지 해드렸다고 한다.

그 선배는 모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쭐한 느낌까지 들었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 고위 공직자들 중 겸손한 마음과 청렴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존재하기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있지 않는가 싶다.

가진 자일수록, 직위가 높을수록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늘 살피고 최선을 다할 때 그 사람은 더욱 존경받고 빛이 나며 모두가 따를 것이다.

김만진(인터넷투고)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