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축협이 10년째 가동해 온 축분비료공장의 생산라인이 지난 5월 11일 멈춰선 후 2개월째 가동되지 않아 정상화 여부를 두고 지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총사업비 17억여원을 들여 지난 93년 6월 준공한 축협 비료공장은 연간 소 1천624t, 돼지 1만6천790t, 닭 2천190t 등 축산분뇨 2만604t과 분뇨위생처리장의 인분슬러지 205t, 동아LPC의 도축잔재물 800여t을 처리해 왔다.
이에따라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 방지, 농가의 축산분뇨를 위탁처리해 축산경쟁력 제고, 축분자원화로 농산물 생산성 향상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비료공장 가동중단 원인
돼지사육 농가에서 발생한 축산분를 하루 100여t 처리해 만든 축협의 유기질 비료는 생산초기 친환경농업을 선호하는 농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민선 이후 각 지자체마다 유기질 비료공장을 설립한데다 각 시.군마다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해당지역내 공장에서 생산한 유기질 비료 보조사업을 펼쳐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때문에 축산농가에서 반입한 축분원료와 판매부진으로 누적된 비료 반제품 35만포대가 공장내 모든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 더이상 양돈농가의 축분을 받아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양돈농가의 표정
축협 비료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추자 그동안 축산분뇨를 위탁 처리해 왔던 양돈농가는 축산분뇨 처리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축협 비료공장에 분뇨를 위탁처리해 왔던 40여 양돈농가들은 퇴비사를 늘려 축산분뇨에 톱밥과 왕겨를 섞어 발효시키는 퇴비화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축협의 위탁처리 보다 비용은 2배나 많이 들고 비만 오면 오폐수가 주변으로 흘러내려 하천에 유입되고 있다.
그동안 축협에 의존해온 농가 대부분은 1천마리 이하의 소규모 영세양돈농이 대부분을 차지해 고비용의 해양투기 위탁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해 대부분 눈치를 살피다 몰래 버리거나 축협 비료공장이 재가동할 때까지 속수무책 축분을 쌓아둘 뿐이다.
1천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안모(38.군위읍)씨는 "축협 공장에 위탁처리해온 축분을 해양투기 전문업체에 위탁처리 했더니 한달치 처리 비용만 140여만원이 들어 돼지키워 남는 돈 모두를 폐수처리비에 충당해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
양돈협회 이경진(50) 사무국장은 "축분비료가 예전에는 공급이 부족할 지경이었지만 농촌 고령화에 따라 요즘은 공짜로 준다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며 "축산인도 군민의 일원이고 축산도 농업인 만큼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행정당국의 태도
축협비료 공장이 문을 닫자 "이 모든 사태는 축산폐수를 발생시킨 후 법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는 양축농가와 비료공장 경영을 소홀히 한 축협의 잘못"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던 군위군은 여론의 눈총을 따갑게 느낀듯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책임 전가에만 급급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에어컨도 없는 군청 영상회의실에서 군과 축협.농협관계자.양돈농가대표 등 20여명은 손으로 흐르는 땀을 훔쳐가며 '축협비료공장 활성화방안'을 놓고 3시간여 난상 토론을 벌였으나 실속없이 끝났다.
비료공장의 가동중단 원인과 경영분석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해 향후 개선방안 등을 꼼꼼히 따진후 지원책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이날 간담회의 취지였다.
그러나 이날 참석키로 예정됐던 일부 군의원은 불참했고, 예산지원을 기대했던 축협과 양돈농가 대표들은 회의초반부터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알맹이 없이 진행된 간담회 내내 맥빠진 상태였다.
정락재 부군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내 관련부서간 협의를 통해 종합대책을 수립하자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지 당장 해결책은 없다"고 했고, 오정한 산업과장은 "군도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축협을 지원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축산농가와 축협에 있다"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와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축협의 공장 정상화 방안
군위축협은 정상화 대책으로 우선 비료의 생산원가를 낮출 계획이다.
생산직 16명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수송.포장.건조 부분의 직원 11명을 감축, 외부업체에 용역을 맡기고 영업직원을 증원해 판매.홍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농가에서는 분뇨 처리시 스크린과 수분 분리기 이용과 수분조절제를 투입해 축분의 함수율을 감축시키고 수거비도 해양투기의 70% 수준까지 인상할 방침이다.
김진열(44) 축협장은 "축협 비료공장은 지난 10년동안 축산폐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해 양축농가의 경쟁력을 높여왔고, 질 좋은 유기질 비료를 싼값에 특작농가에 공급해 친환경농업 육성과 수질환경 오염방지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축협 비료공장에 단순히 기업경영 논리를 적용하기 보다 지역에 미치는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 행정당국의 대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군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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