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잦은 비로 대부분 공사 중단 복구 공사장 또 수해걱정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장맛비로 하천의 수위가 크게 높아지면서 지난해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김천과 성주지역의 수해복구공사가 거의 중단되는 등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김천에는 지난 9일 51.4㎜, 10일 64.4㎜ 등 이달들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내려 11일 오전 7시 현재 총 314㎜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11일 현재 감천의 수위가 1m 이상 높아져 수해복구공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감천 수해복구공사 현장의 경우 이번 비로 하천 바닥 정리를 다시 해야 하는 등 시공업체들의 손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천시의 우기 일수는 지난달에도 12일이었고, 지난 5월엔 13일, 4월 14일 등 올들어 이틀에 한번 정도 비가 내렸을 정도로 비가 잦아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누계 강우량은 952.6㎜를 기록해 평년 동기 강우량 415.4㎜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구성면 일대 감천 수해복구공사 시공업체인 (주)청현의 김영세 현장소장은 "한번씩 비가 내릴 때마다 3~5일 정도는 일을 못했다"며 "지금도 공사가 거의 중단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천시에 따르면 발주된 수해복구공사 1천862건 중 1천764개소가 복구 완료돼 10일 현재 공정률은 95%인데, 감천지구를 비롯한 도로·교량 공사 일부가 잦은 비로 늦잡쳐지고 있다는 것.

김천시의 한 관계자는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비가 잦아 하천 복구공사의 경우 하천 바닥을 말끔히 정비해 놓으면 다시 모래로 뒤덮이기 일쑤여서 전체 공정률이 떨어지고 시공업체들의 손실도 많다"고 말했다.

성주군 무학리 배바위 마을 주민 홍종태(57)씨는 10일 내린 장맛비로 마을에서 유일하게 외부로 통하는 마을 앞에 설치된 가교가 물에 씻겨 내려가자 아이들이 등교도 못하게 됐다며 한숨을 지었다.

"어제도 장비를 동원 밤늦도록 흙을 쌓아 다리를 복구했는데 간밤에 또 떠내려 갔습니다". 성주~무주를 잇는 33번 국도 복구공사가 진행중에 있고, 먹방·챙기마을 앞에도 여전히 수해복구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태풍 생채기는 1년이 다 되도록 아직 아물지 않은채 곳곳에 남아 있다.

성주군은 태풍루사로 83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때문에 특별재해지구로 지정돼 성주군 1년 예산과 맞먹는 1천180억원의 수해복구비가 편성되기도 했다.

11일 현재, 성주군의 수해복구 현황은 도로·하천복구 523건 중 488건이 공사를 마쳤고 35건의 공사는 진행중이다.

벌써 장마가 닥치고 태풍이 불어 예년처럼 되풀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준영 건설과장은 "올해 유달리 잦은 비로 공기가 부족한데다 수해복구 공사가 일제히 실시되면서 철근·레미콘 등 건설자재·인력 부족으로 공사진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건설업체 대표(52·성주읍)는 "관급자재도 웃돈을 주고 구입하고 건설전문 인력은 태부족"이라고 설명했다.

토목직 공무원은 "여름철에 수해가 발생하면 추경예산을 세워 의회승인을 받은뒤 설계·입찰하는데 3, 4개월이 걸리고 곧 동절기가 닥쳐 공사가 불가능해진다"며 "결국 수해복구 공사의 실제 공기는 3~6월까지로 절대적으로 공사기간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설계나 공사잘못도 눈에 띈다.

비만오면 고립되는 무학리 배바위마을의 경우 당초부터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흄관을 사용, 임시 가도를 만들도록 설계해 반복적인 피해를 낳도록 했다는 것.

또 선남면 성원제 등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기간이 늦어지는 경우도 상당수다.

지난 5월 29, 30일 양일간 지역에 내린 평균 103㎜의 집중호우 때는 수해복구 공사장 뿐아니라 현풍-김천 고속도로 공사장과 국도관리청 공사구간 등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대형사업장도 공사장 관리잘못 등으로 농작물 침수피해가 발생, 수방대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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