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당분간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대표직도 고수할 입장임을 밝혔다.
'버티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버티기 명분으로 "당과 국회에 바쁜 일이 많아 얼마간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바쁜 일이란 당엔 신당 논의, 국회에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신특검법과 추경안 처리 등이다.
신당 논의에서 정 대표가 일정한 역할을 해왔던 건 사실이다.
신구주류를 모두 접촉하며 분당을 막는 통합신당론을 설파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조만간 조정기구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간 활동의 '성과'를 내세웠다.
하지만 신당 논의는 많은 난점을 안고 있어 조기 매듭이 어려워 11월 신당창당설까지 나오는 점을 감안할 때 '신당 마무리'를 검찰 소환 불응의 명분으로 내세운 정 대표의 내심을 '시간 벌기용 버티기'로 읽는 분위기다.
또 정 대표는 혼자서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측근과의 대책회의에서 "대선 때 있었던 일을 내가 다 아는데 왜 나만 죽이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시티로부터 받은 돈이 4억2천만원이라고 '고백한' 그가 같은 날 이상수 총장에게 토스한 돈이 10억원, 대선자금이 200억원이란 폭탄성 발언을 잇따라 한 것도 이같은 불만과 맥을 같이한다는 풀이다.
추가 폭로 가능성을 열어둬 청와대와 담판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 대표는 지난 주말 김원기 고문, 유인태 청와대정무수석 등과 위로 술자리를 한 데 이어 "나라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한 문희상 비서실장과도 술자리를 했다.
거듭된 술자리에서 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어느 정도 읽었고 그래서 검찰소환 불응과 대표직 고수란 자신감을 얻었다는 관측도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신당 논란 세모으기에 고심하고 있는 신구주류 모두 자신을 감싸는 발언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정 대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굿모닝시티 게이트에 휘말린 정 대표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국민 법감정과 당 이미지상 좋지 않다는 비판도 만만찮아 정 대표가 언제까지 '현재 방침'을 고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 출신 한 의원은 "검찰이 그렇게 시시하지 않다"며 "검찰이 특히 유력 정치인의 금품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릴 때는 빠져나갈 구멍까지 모두 차단해 사법처리에 자신감이 있을 때"라며 정 대표의 버티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단정했다.
대선자금을 언급해 청와대의 부담이 커진 마당이라 청와대가 정 대표를 마냥 감싸지 못한다는 점도 정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 대표의 사법처리 여부는 검찰이 정 대표가 굿모닝시티 윤창열 대표로부터 자신의 집에서 받은 2억원의 용처와 대가성 여부,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또다른 금품수수설을 밝혀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가의 눈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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