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가 가전 '불경기 직격탄'

장기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허리띠 졸라매기」가 일상화하면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에어컨, 냉장고, 육류 등 고가제품은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크게 준 반면 대체상품과 인스턴트 상품 판매량은 크게 늘고 있다.

이같은 소비트렌드는 앞으로도 경기전망이 어두운데다 IMF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며 장기적인 불황에 대비하려는 소비심리 때문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전문점 관계자들은 "예년 같으면 요즘 에어컨을 하루 10대 이상 팔았지만 올해는 5대 팔기도 힘들다"며 "대신 10만원대의 냉풍기가 하루 5대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잘 안팔리는 상품

△불황의 최대 희생양 전자제품

예년같으면 6월부터 7월중순까지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린다. 올해는 날씨탓도 있지만 유통업체마다 에어컨 매출이 작년보다 20~30%씩 줄었다.

E마트 대구 4개점의 경우 지난 6월초부터 이달 10일까지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보다 28% 감소했다. 동아백화점도 6월부터 이달초까지 에어컨과 냉장고(김치냉장고 포함)매출이 지난해보다 26% 감소했다.

대백프라자의 경우 6월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보다 23.7% 감소했고 이달 들어서는 35.1%가 줄었다. 냉장고도 7월 매출(10일까지)이 지난해보다 9.1% 감소했다.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 대구는 돼지고기보다 쇠고기 소비량이 늘 앞서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돼지고기 소비량이 쇠고기 소비량을 앞지르기 시작해 6월 들어서는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E마트 성서,월배,칠성점은 한우 소비가 작년대비 13~20% 준 반면 돈육 매출은 만촌점이 27% 증가한것을 비롯 4개점에서 작년 6월 대비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나들이 용품도 안팔린다

예년보다 한달 빠르고 잦은 장마비 영향도 있었지만 나들이 용품판매도 시원찮다.

E마트의 경우 아이스박스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었고 텐트, 튜브, 구명조끼, 샌들, 선글라스, 수영복 등 여름 나들이용품 파매도 10% 이상 줄었다. 또 카시트나 자동차 용품의 매출도 20% 정도 줄었다.

이에 따라 여름나들이 용품전을 이미 실시한 백화점과 대형소매점은 장마가 끝나는 대로 다시 한번 나들이 상품전을 열 계획이다.

▨불황에도 잘 팔리는 상품

에어컨대신 선풍기와 냉풍기를 장만하는 고객들은 늘고 있다. 동아쇼핑 가전매장의 경우 최근 한달간 선풍기 매출은 작년 동기간보다 15% 신장했다.

외식 대용상품인 만두와 라면 매출도 높아졌다. E마트 6월 만두매출은 작년보다 22% , 라면은 5% 늘었다.

포장김치, 일회용 커피 등 시간절약 상품도 인기다. 커피의 경우 원두나 스푼커피 매출은 크게 준 반면 일회용 커피믹스는 크게 늘었다. E마트 4개점의 경우 원두와 스푼커피 매출은 작년보다 25% 줄었지만 커피믹스의 매출은 35%나 증가했고 이에 따른 커피메이커 판매량도 6월기준으로 18% 감소했다. 반면 전기포터는 100% 이상 판매가 늘었다. 포장김치는 E마트 대구 4개점 기준으로 6월에 40% 이상 매출이 늘었고 상반기 전체는 36% 신장했다.

이밖에도 정장보다는 단품 캐주얼 의류가 인기를 끌어 T셔츠, 니트, 바지, 점퍼 등 은 볼황속에도 매출이 늘고 있다. 동아쇼핑의 경우 작년 세일기간보다 캐주얼 단품매출은 22% 증가했다. 이춘수 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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