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 당시 18세 소년이던 김동성선수는 중국의 리자준(세계1위)에게 뒤지다 골인직전 발을 들이미는'칼날 내밀기'로 극적으로 우승했다.
몸은 뒤졌으나 스케이트 날을 먼저 골인시키는 재치를 발휘한 것. TV에 두고두고 방영되었던 그 명장면은 맨눈으로는 누가 먼저 들어왔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진판독 결과 김동성의 스케이트가 0.053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천분의 1초까지 계측하지만 소숫점 두자리까지만 기록하기 때문에 공식기록은 김동성이 0.05초 앞선 나가노의 명승부였다.
'0.001초까지 잡아낸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작년 부산 아시안게임보다 더욱 발전된 최첨단 기록계측시스템이 도입돼 운영된다.
대구하계U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 20세기 대부분의 올림픽에서 공식 계측업체로 기술을 축적해온 '스워치 그룹'의 스포츠마케팅업체인 엠에스엘(MSL) 및 오메가(OMEGA)사로부터 대회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임대로 들여온다고 밝혔다.
이에 필요한 예산만도 13억 5천만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들이다.
기록계측시스템은 1천분의 1초에 승부가 갈리는 육상·수영 등 기록경기의 순위와 부정출발 등을 가리는 핵심 장비들. 성공적인 대회운영을 위해서는 첨단계측장비와 그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가 필수적이라 할 만하다.
대구U대회에서는 어떤 첨단 계측장비들이 사용될까.
▨디지털 사진판정장치
기록경기는 유니버시아드대회의 하이라이트. 0.001초에 승부가 갈리는 결승선에서의 순위결정은 사진판독이 유일하다.
카메라 본체가 항상 결승선을 감시하고 있어 선수가 선을 통과할 때마다 화상인식으로 자동촬영한다.
▨풍속계
단거리 경주에서는 바람이 경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맞바람, 뒷바람의 구별과 풍속이 측정된다.
풍속계가 설치되는 장소는 직선 주로의 스타트 라인과 결승선의 거의 중간의 제 1레인에서 약 1m 떨어진 필드내에 지상으로부터 1.22m높이. 계측시간은 경기종목에 따라 60m는 5초간, 100m와 200m는 10초간, 100m허들과 110m허들은 13초간이다.
계측결과는 순간적으로 풍속표시판에 표시된다.
바람 때문에 날아간 기록도 있다.
199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에서 9초79를 기록, 도노반 베일리(9초84)의 세계기록을 0.05초 앞섰던 모리스 그린. 그러나 경기 당시 바람속도는 초속 2.9m(기존 초속 2m이내) 로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광파거리계
투창, 투해머, 투포환, 투원반, 넓이뛰기, 삼단뛰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등 필드경기의 거리측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기위한 계측기다.
창, 해머 등이 떨어진 지점에 프리즘이 달린 바를 꽂으면 선수 옆쪽에 설치한 광파거리계에서 빛의 빔을 쏘아 돌아오는 파장을 계산해 거리를 측정해낸다.
계측된 데이터는 대회종합정보시스템을 거쳐 전광판에 바로 표시된다.
▨기타
전광판을 제외한 모든 기록계측장비는 정전에 대비해 배터리를 사용한다.
육상 단거리와 수영은 위치에 따라 출발신호를 알리는 총성이 들리는 시간차이가 최고 100분의 2초 정도 차이난다
이를 방지하기위해 레인마다 스피커를 따로 설치한다.
방송중계용카메라도 특수장비 중 하나. 100m트랙을 따라 선수를 따라가며 촬영하기도 하고 다이빙에선 낙하하는 선수 모습을 카메라가 같은 속도로 떨어지며 촬영해낸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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