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사건현장 보전과 긴급 안전진단 등으로 미뤄져 왔던 지하철 중앙로역의 복구공사가 시작된다 한다.
복구에는 6개월 정도 소요돼 완전 개통까지는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나마 다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너무?참담했던 그 날부터 남은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있었던 6월 29일이 지난 지금까지 대구는 슬픔과 분노, 무력감이 중첩돼 그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의 아픔은 물론이려니와 인파로 넘쳐나던 동성로 일대 상권은 아직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시민 누군들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르만 인들은 단지 1% 미만의 위험요소가 있을지라도 이를 제거한 후가 아니면 일을 계속하지 않는다 한다.
도로 하나를 내는데도 7년 정도의 자연침하 기간을 두어 공사 후의 지반침하를 철저히 방지한다 하니, 고속성장과정에서 공사기간 단축을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온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 시사하는 바 크다.
완벽한 안전장치 없이 지하철 조기개통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물론이고, 영구히 중앙로역을 그대로 보전하자는 일부의 의견 또한 단순히 대구지하철 사고 재발방지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잊지 말자. 하지만 우리에겐 지난 5개월이 수십 년이 흐른 듯한 긴 시간이었다.
도시의 성장시스템이 멎었던 시간은 이제 끝나야만 한다.
대통령의 중국방문기간 중 상하이 푸둥지역의 변화를 보고 충격이라는 말로 표현했다지 않은가. 더 늦기 전에 대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응축된 힘을 모아야 한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서두르자.
그동안 미뤄왔던 현안들도 신중한 검토와 접근을 통해 대안을 찾아 나가야 하겠다.
지역경제 회생문제나 흉흉해진 민심을 추스르는 일들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일들이다.
한방바이오밸리 조성과 같은 첨단 IT산업의 육성을 위해 범시민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겠지만, 서민의 애환이 담긴 재래 상권의 활성화와 전통적 명소의 보전 및 개발이 지연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며칠 전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때 평창이 비록 아쉬운 고배를 마셨지만 우리는 평창의 원대한 이상과 강원도민의 잠재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세계대회 유치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어떤 목표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 얻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지역에서 개최되는 8월 하계 유니버시아드는 하늘이 우리에게 내린 축복이다.
그 축복을 상품으로 재포장하여 세계인에게 나눠주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이제 주위를 돌아보자. 대구 하계 U대회를 하나의 안전사고도 없는 완벽한 축제로 만들어 사고다발도시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름답고 친절한 도시로 대구의 이미지가 U턴될 수 있도록, 모두가 주인된 마음으로 손님맞이 준비에 동참하자.
정재원(대구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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