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부당하게 사용해오다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고발당한 지역 대기업 전 오너들이 잇따라 검찰에 구속수감되거나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대검중수부(부장검사 안대희)는 박창호 전 갑을그룹회장을 지난 10일 분식회계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아 갚지 않고(사기), 상환 능력이 없는 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부당 지급한 혐의(배임) 등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수감했다.
대검 중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4~98년 (주)갑을과 (주)갑을방적을 통해 5천450억원을 사기대출받고 2천460억원을 계열사에 부당지원하는 등 공적자금 9천여억원을 편취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는 또 구입도 하지 않은 리스 시설을 들여놓은 것처럼 속이는 이른바 '공리스' 수법으로 99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6년 8월 허위작성된 (주)갑을의 재무제표에 기반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등급을 제출해 ㄱ생명으로부터 100억원을 대출받는 등 95년10월~98년3월 사이 11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천21억여원을 대출받아 편취한 혐의다.
박씨는 96년 5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ㄱ은행의 대출 50억원에 대한 보증을 서는 등 98년 6월까지 12개 금융기관에서 1천32억원의 재산상 이득을 챙겼다는 것.
박씨는 이와 함께 지난 97년에는 대금 상환이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주)갑을과 (주)갑을방적의 자금 2천460억원을 갑을엔지니어링, 영남일보, 갑을통신, 갑을개발 등 계열사에 부당지급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박씨는 특히 금융기관 대출 및 회사채 지급보증을 위해 이모 전 갑을 대표이사 등과 짜고 (주)갑을의 94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126억원이었으나 재고자산과 매출원가를 허위 계상해 18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검찰은 또 예보공사로부터 고발당한 이순목 전 우방회장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15일 이 전 회장을 지난 11일 처음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15일에도 소환 조사했으며 앞으로는 수시로 불러 조사해 수사를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올해 초 예보공사가 수사 의뢰한 이 전 회장의 재산 은닉, 회사돈 유용, 분식회계를 통한 사채 발행 등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해 수사해 왔다.
예보공사가 검찰에 낸 자료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1995~96년 사이 매출액 과다 계상 등의 방법으로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분식된 재무제표를 작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금융기관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공사금액 과다계상을 통해 수십억원의 자금을 사용한 혐의가 수사 대상에 올랐고, 본인 소유의 대구시내 부동산을 회사 부도전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에 넘겨 가장 매매를 통해 재산을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지역에서 출범한 기업인 건영의 고위 관계자를 공적자금 비리 관련 혐의로 구속수감했으며 같은 혐의로 수사중인 장수홍 청구회장은 최근 형기를 마친 점을 감안, 사법처리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부당하게 사용한 기업주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곧 발표할 계획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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