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섬유는 대구 제직산업의 활로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분야이다.
산업용 섬유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신소재로 현재 세계 섬유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최근 산업용 섬유를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으로 명시하고 이에 대한 종합 발전 대책을 발표한 후 현재 20% 수준인 산업용 섬유 비중을 2010년엔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산업용 섬유 발전 대책은 수도권 중심으로 짜여져 섬유·패션 도시인 대구는 철저히 소외돼 있고 밀라노프로젝트 후속 사업인 포스트밀라노 또한 산업용 섬유와 관련한 체계적, 종합적 발전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관련 업계는 포스트밀라노에 산업용섬유가 빠져선 대구 섬유의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며 산·학·연·관의 종합적 사업 계획 수립 및 추진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산업용 섬유인가
산업용 섬유는 의류용이 아닌 금속, 플라스틱, 종이, 석면 등의 대체소재로 활용범위가 무한하며 산업자재의 경량화, 고기능화, 다양화, 패션화 추세에 따라 용도 확대 및 수요증가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섬유시장은 90년대를 기점으로 의류용은 후발개도국, 산업용은 선진국 중심으로 재편돼 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산업용 섬유 시장 규모는 1997년 1천661억달러, 2000년 1천965억달러에서 올해는 2천407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2008년엔 3천5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산업용섬유 생산 비중 경우 미국, 일본, 유럽 등은 60~70%대 수준으로 갈수록 그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겨우 20%대에 불과하고 대구·경북은 1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섬유 선진국은 산업용 섬유 응용기술 개발을 본격화 해 정보·통신, 생물, 자동차·항공우주 등의 지식 집약 산업과 환경. 건축, 재활용, 안전, 방재 등 환경 생활 산업, 실버, 간호, 레저, 오락 등 서비스 산업 등으로 그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몇몇 기업 및 연구자 중심의 원사 기술 개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산업용 고강력사 시장은 1997년부터 2000년사이에 연평균 13%씩 고성장하고 있지만 생산기업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포스트밀라노에 산업용 섬유가 없다
산업자원부는 전문인력 부족, 전문연구기관 부재, 정보공유 미흡 등으로 국내 산업용섬유 생산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최근 종합 발전 대책을 발표했지만 모든 대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더욱이 포스트밀라노 또한 산업용 섬유와 관련한 체계적, 종합적 추진 전략이 전무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001년 수립된 산자부의 산업용 섬유 종합 발전 대책은 산업용섬유전문기술연구센터와 섬유신뢰성평가센터 설치·운영, 나노섬유 개발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지만 대구는 이 모든 대책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추진되는 산업용섬유 연구센터 경우 경기도 안산 한양대학교 TP에 올해말부터 준공에 들어갈 예정이고 신뢰성평가센터 또한 생산기술연구원, 원사직물시험연구원, 의류시험연구원 등 수도권 3개 기관으로 확정됐다.
2001~2009년까지 9년간 추진하는 나노섬유기술 개발을 주관하는 한양대학교, 생산기술연구원, 요업기술원 등 14개 참여기관 중에도 대구 지역 단체는 단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지역 관련 업계는 산자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산업용 섬유를 특화하려는 것도 문제지만 대구시 및 지역 연구단체들이 산업용 섬유와 관련한 체계적, 종합적 대책 마련을 외면하는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최종 조율 작업이 남아있지만 제직분야와 관련한 포스트밀라노 사업은 차별화 섬유제품 개발사업(180억원), 화섬산지의 체질강화를 위한 소재개발사업(70억원), 섬유산업 정보화 구축지원 사업(100억원), 섬유산지의 무역기능 활성화 사업(80억원) 등 대략 4가지로 조정되고 있다.
산업용 섬유 기술 개발은 차별화 섬유제품 개발사업, 화섬산지의 체질강화를 위한 소재개발사업 사업에 일부 언급돼 있을 뿐 구체적 사업 방향과 목표, 효과 등 체계적 계획 수립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책
지역 섬유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 산업용 섬유 발전 대책이 산발적으로 마련돼 왔다며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체계화, 종합화하려는 대구시 및 주관기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01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밀라노프로젝트 목적사업 연구개발과제로 화섬직물 불황 극복을 위한 대책방안을 마련에 들어간 대구·경북 견직물조합 등 지역 섬유 업계는 산업용 섬유 확대 전략으로 '산업용 섬유 위원회' 설립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조합이 중심이 돼 산·학·연·관 위원회를 설립한 뒤 합섬 원사 기업과 연계한 수직계열 생산그룹과 무역상사를 통한 마케팅 그룹을 조직해 생산 및 마케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및 염색기술연구소도 산업용 섬유소재 개발을 밀라노프로젝트 목적사업 과제의 하나로 채택해 산업용 소재처리를 위한 각종 설비를 들여놓는 등 산업용 섬유 기술력 확보를 중점사업으로 추진했지만 포스트밀라노에선 이와 관련한 사업 추진에 소홀한 실정이다.
이들 양 기관은 2001년 산자부가 95억원을 지원하는 산업용 섬유 연구센터 설립공모엔 응모조차 하지 않아 지역 섬유업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역 섬유업계는 더 늦기 전에 대구시가 주축이 된 산·학·연·관 협의체를 조직, 산업용 섬유 연구센터의 대구분원 설치,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산업용섬유전시회의 연계방안 마련 등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산업섬유 활성화 대책을 종합 검토해 대구만의 구체적 청사진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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